법원 “대구MBC 취재 방해 말라”는데…홍준표 “의미 없다” 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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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가 대구문화방송의 취재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는 법원 결정이 나왔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대구시는 (대구문화방송 취재 거부에 대한) 홍 시장의 지시나 명령은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취재를 거부하는) 입장문에 대구시장의 직인이 날인돼 있고, 홍 시장의 간부회의 발언 내용, 페이스북에 게시한 글 등을 비춰 보면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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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가 대구문화방송의 취재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는 법원 결정이 나왔다. 하지만 홍준표 대구시장은 “의미 없는 결정”이라면서도 “직원들은 각자 판단에 따라 취재에 응하면 된다”고 했다.
대구지법 민사20-1부(재판장 정경희)는 31일 “홍준표 대구시장과 대구시는 대구시 소속 직원, 산하 사업소·공사·공단, 출자·출연기관 및 그 소속 직원에 대해 대구문화방송의 전화·방문 취재, 인터뷰 요청 등 일체의 취재를 거부하라고 지시하는 방법으로 대구문화방송 소속 기자, 피디(PD), 작가 등이 취재 목적으로 대구시청 등에 출입하는 것을 방해하거나 취재하는 것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대구문화방송은 홍 시장 등을 상대로 대구시의 취재 거부 조처를 금지해달라고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대구시는 (대구문화방송 취재 거부에 대한) 홍 시장의 지시나 명령은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취재를 거부하는) 입장문에 대구시장의 직인이 날인돼 있고, 홍 시장의 간부회의 발언 내용, 페이스북에 게시한 글 등을 비춰 보면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대구시가 무조건 대구문화방송 취재에 응하지 않는 조처는 별다른 법적 근거가 없고, 취재 상대방이 당연히 갖는 자유로운 의사결정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대구문화방송의 취재의 자유 및 보도의 자유, 정보원에 대하여 자유로이 접근할 권리가 심각하게 침해됐다”며 “또한, 대구시가 일방적으로 받는 보도자료만 근거로 보도할 수밖에 없어 정보를 국민에게 신속·정확하게 전달할 수 없고 편향되고 왜곡된 보도를 할 염려도 크다”고 우려했다.
홍 시장은 대구문화방송에 대한 취재 거부를 계속한다는 태도다. 홍 시장은 이날 대구시청 동인청사 기자실을 찾아 “의미 없는 결정이다. 취재에 응하지 말라는 지시는 내가 한 것이 아니고, (그 지시는) 이미 철회됐다”고 말했다. 이어 “취재에 응하는 것은 헌법상 양심의 자유이고, 양심의 자유와 취재의 자유가 충돌할 때는 어느 것이 우선되는 것이 아니라 둘 다 존중된다”며 “대구문화방송은 (대구시 사업이) 되지 않도록 훼방을 놓는다. 그런데 어떻게 취재에 응하느냐. 다만, 우리 직원들은 각자 판단에 따라 취재에 응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지난 5월 대구시는 대구문화방송 ‘시사톡톡’ 프로그램 출연자 등 4명이 대구경북통합신공항에 대해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왜곡·편파 방송을 했다는 이유로 대구문화방송을 허위 사실 적시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하고, 대구문화방송의 출입과 취재 요청을 모두 거부했다. 대구문화방송도 지난달 홍 시장 등을 상대로 취재 거분 처분 취소 소송과 가처분 신청을 했다.
김규현 기자 gyuhy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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