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제조업 경기 새해에도 위축 국면 못 벗어나…4개월째 기준선 아래

월별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현황. 중국 국가통계국 홈페이지 캡처

새해 첫 달에도 중국의 제조업 경기가 크게 개선되지 않으면서 4개월째 위축 국면을 벗어나지 못했다. 다만 비제조업 경기는 확장 국면에서 반등 추이를 이어갔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9.2를 기록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는 전달보다 0.2포인트 높아진 것이며,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와 일치한다. 하지만 경기 확장과 위축 국면을 구분짓는 기준선에 미치지 못하면서 중국 제조업 경기는 넉 달 연속 위축 국면에 머물고 있다. 기업 구매 담당자 대상 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되는 PMI는 관련 분야 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된다. 50을 넘으면 경기가 확장 국면에 있고, 그 아래면 위축 국면에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중국 제조업 PMI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줄곧 50 아래에 머물다 9월에 깜짝 반등해 확장 국면에 진입했지만 10월부터 다시 위축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1월 제조업 PMI를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은 전달보다 0.4포인트 오른 50.4로 확장 국면에 있었지만, 중형기업은 전달 대비 0.2포인트 상승에도 48.9에 머물렀고 소형기업은 전달보다도 0.1포인트 낮아진 47.2를 기록했다. 또 제조업 PMI의 5대 지수 가운데 생산 지수(51.3)와 납기 내 납품 지수(50.8)는 확장 국면을 보인 반면 신규 주문 지수(49.0)와 원자재 재고 지수(47.6), 종업원 지수(47.6)는 여전히 50을 밑돌았다.

1월 제조업 경기 부진에는 다음달 춘제(春節·설) 연휴를 앞두고 노동자들이 일찌감치 귀성길에 나서면서 공장 가동이 축소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브루스 팡 존스랑라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통신에 “계절적 요인만으로는 제조업 PMI 부진을 충분히 설명할 수 없다”면서 “지속가능한 회복을 위해서는 수요를 끌어올리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비스업과 건설업 동향을 반영하는 비제조업 PMI는 1월에 전달보다 0.3포인트 오른 50.7을 나타내 반등세를 이어갔다. 중국 비제조업 PMI는 지난해 9월 51.7을 기록한 뒤 10월 50.6, 11월 50.2로 하락세를 보이다 12월에 50.4로 반등했다. 1월에는 건설업 활동 지수가 전달보다 3.0포인트 낮아져 53.9를 나타냈지만, 서비스업 지수가 50.1로 전달보다 0.8포인트 상승했다. 국가통계국은 “명절(춘제) 효과로 주민 소비 의향이 강화되면서 서비스업 활동 지수가 확장 국면에 진입했다”면서 “겨울철 낮은 기온과 임박한 춘제 연휴 등으로 건설업은 비수기에 접어들었다”고 설명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