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부터 교육까지 국가가 책임"···'출생기본소득' 던진 이재명
지난 20대 대선에서 '기본소득' 공약을 제시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대표가 이번에는 '출생기본소득'을 들고 나왔다. 저출생 문제가 국가 위기로 번진 상황에서 출생·양육 부담을 더이상 개인에게 맡기지 말고 국가가 책임지자는 취지다. 대학등록금을 포함한 교육비 일체를 지원하자며 '출생기본소득' 화두를 중심으로 여야가 범국민 저출생 대화기구를 만들 것을 제안했다.
이 대표는 "부모의 재산과 소득이 출생아의 것은 아니다. 부모에 따라 지원이 달라질 이유가 없다"며 "저출생으로 인한 국가소멸과 공동체 파멸을 막기 위해 이제 더 이상 출생 양육의 모든 책임을 개인에게 떠맡기지 말고 출생아의 기본적 삶을 함께 책임지자"고 말했다.
출생기본소득의 구체적인 내용을 묻는 질문에 이 대표는 "이미 시행중인 아동수당이 출생기본소득의 맹아로 먼저 자리잡고 있다. 필요하다면 대학등록금을 포함한 교육비 일체에 대해 과하다 싶을 정도의 보편지원책까지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도 개인의 성공을 위한 수단으로 보여지나 글로벌 사회에서는 구성원들 역량이 곧 국가 경쟁력이다. 국가가 기본적으로 구성원들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의 상당부분을 책임지자는 것"이라며 "대학교육도 당연히 포함된다는 생각이고 단계적으로는 사립대 등록금 부담을 공립대 수준으로 낮출 뿐만 아니라 교육 지원을 강화해 장기적으로는 대학도 교육비 부담을 모두 함께 책임지는, 무상화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은 구상 단계로 향후 현실화하는 세부 방안들은 여야가 협의해야 할 뿐만 아니라 전 사회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초저출생 문제의 해결은 우리 사회 출생에 대한 인식과 관점의 대전환과 더불어 국민 모두가 이 문제의 주체가 될 것을 요구한다"며 "초저출생 해결과 정책대전환을 위해서는 범국민적 토론과 사회적 합의가 필수다. '여야정'과 '산학연'을 아우르는 '범국민 저출생 대화기구'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IMF(국제통화기금) 금융위기와 박근혜 탄핵 공백을 극복하고 코로나 위기를 모범적으로 이겨낸 민주당이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겠다"며 "경제를 죽이고 평화를 죽이고 민주주의와 사람을 죽이는 '죽임의 정치'를 끝내고 사람과 경제, 평화와 민주주의, 희망과 미래를 살리는 '살림의 정치'를 복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생에너지 중심의 미래 경제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정책 방향을 바꿀 것과 첨단 미래산업과 기초과학에 집중 투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반도 전쟁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남북간 전쟁방지-평화를 위한 '핫라인'을 복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번 선거는 윤석열 정권의 퇴행과 폭주를 막는 선거다. 이번 선거가 민주당에게 매우 어려운 선거라 생각한다"며 "목표는 1당이 되는 것이고 목표치를 최대로 올린다면 151석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결코 쉬운 일은 아니고 정말로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가능성이 남은 엄중한 상황이라 생각한다"며 "그래서 공천이든 선거든 절박한 자세로 최선을 다하려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이 대표는 최근 정치 현안들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여당에서 민주당에 운동권 청산을 요구하는 데 대해 이 대표는 "지금 청산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는 검사 독재"라고 했다. 국회에서 논의중인 선거제에 대해서는 "어쩌면 이해관계도 있을 수 있는 일이어서 신중하게 의견을 수렴중이다. 길지 않은 시간 안에 이 문제도 허심탄회하게 말씀드리고 대화할 시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극화 정치를 끝내기 위한 복안을 묻는 질문에 이 대표는 지난 2일 습격을 당한 때를 떠올리며 "옷을 갈아입을 때마다 거울에 비친 목 흉터가 끔찍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와이셔츠 깃이 없었으면 어떻게 살아남았을까도 생각한다"며 "지금 우리 사회에는 적대감이 넘쳐난다. 기본적으로 사회는 이해관계가 충돌하고 갈등이 필연적인데 갈등 조정이 정치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어 "권한을 가진 권력자는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갈등을 완화하고 국민을 통합하는 게 가장 큰 일"이라며 "그 권력을 상대를 죽이는데 사용하면 국민들도 그에 맞춰 격렬히 분열하고 갈등한다. 표현부터 절제하고 우리가 가진 권한을 행사할 때 절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미워하지 말라. 미워하면 미움받는다"며 "힘들고 어려워도 인정하고 이해하려 서로 노력해야 한다. 이번 선거국면에서 내부에서든, 외부에서든 도를 넘지 않는 각별한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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