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님, 30초 자기소개 하세요"...민주당 공천 면접 돌입
4·10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후보 공천을 위한 면접 심사가 31일 시작됐다. 지역구별 '다 대 다' 집단 면접으로, 선거 승리 전략부터 기후위기·저출생 대책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은 송곳 질문이 쏟아졌다는 후문이다. 10분이 안 되는 짧은 시간이지만 말 한마디에 승부가 갈릴 수도 있다는 점을 의식한 듯, 후보들 얼굴에는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임혁백 민주당 공관위원장은 면접 전 모두발언을 통해 "저희 민주당은 윤석열 검찰 정권을 심판하여 총선에서 국민 선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며 "국민들에게 말하기보다 국민들로부터 더 겸허하게 들음으로써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후보 공천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현역 의원을 포함한 후보들은 민주당 상징색인 파란색 넥타이나 목도리를 착용하거나, 면접 준비를 위한 서류를 품에 안은 채 면접장에 들어섰다. 얼굴에는 긴장감이 묻어났다. 면접 배점이 10점에 불과하나 경선에서 낮은 점수 차로 당락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번에 처음 총선에 도전하는 한 후보는 면접 직후 "많이 떨려서 제가 한 말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것 같다"며 말하기도 했다.
후보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날 면접은 두 사람인 경우 7분, 세 사람인 경우 10분가량 진행됐다. 각 후보는 '30초 자기소개'를 한 뒤 많게는 5개까지 질문을 받았다. 공천 신청을 넣은 지역구에서의 필승 전략을 묻는 말이 주를 이뤘고, 기후위기·저출생 등 사회적 현안에 대한 대책을 묻는 질의도 나왔다고 한다. 공관위원들은 '도덕성 문제가 불거질 경우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등의 상황을 가정한 압박 질문도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오후 면접을 본 이재명 대표는 당사에 들어서다 취재진이 질문을 하자 "면접 시간에 맞춰야 하는데..."라며 살짝 당황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면접을 마친 뒤 "상당히 (질문이) 많이 다양했던 것 같다"며 "성실하게 최선을 다해서 답변하려고 노력했다"며 소감을 전했다. 곤란한 질문이 있었냐는 물음에는 "걱정했는데 다행히 없었다"고 했다.
공천 심사가 후반부에 접어들자 당 안팎의 관심은 현역 물갈이 폭에 쏠리고 있다. 공관위가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학생운동권) 출신 인사나 3선 이상 중진에 대해 인위적 불이익을 주지 않겠다고 밝혔으나, 세대 교체론이 거센 탓에 고심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공천 과정에 관여하고 있는 한 인사는 머니투데이 the300(더300)에 "86그룹은 특히 국민의힘에서 프레임을 걸어 공격하기 딱 좋은 소재"라고 했다.
다만 현재까지 불출마 선언을 한 인사가 11명(6.7%)에 그치는 점을 감안하면, 총선 물갈이폭이 지난 총선에 못 미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4년 전 같은 날 기준 민주당에서 불출마 선언을 한 인사는 총 13명(10.1%)이었다. 한 민주당 의원은 "정권 심판 기류가 강한데다 (총선 직전 선거였던) 강서구청장 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했던 영향으로 후보들의 출마 의지가 예년 대비 강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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