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장밋빛 미래 아닌 현실…MS ·구글, 클라우드사업 날았다
나델라 CEO "모든 사업영역에 AI적용”
MS 추격하는 구글도 클라우드 26% 성장
피차이 “이미 AI투자로 이익 얻고 있어”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인공지능(AI)을 접목하면서 미래 먹을거리인 클라우드 성장세가 눈에 띄게 빨라지고 있다. AI 활용을 통한 생산성 향상이 단순히 장밋빛 미래가 아니라 현실적으로 기술업계의 판도를 바꾸고 있음을 보여줬다. 올해부터 AI 관련 매출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만큼 빅테크의 실적은 더욱 가파르게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30일(현지시간) MS는 지난해 4분기 매출이 620억2000만달러(약 82조5000억원)로 전년동기 대비 17.6% 늘었다고 밝혔다. 주당순이익은 2.93달러다. 시장조사기관인 LSEG가 집계한 예상치인 매출 611억2000만달러와 주당순이익 2.78달러를 모두 웃도는 수치다.
MS의 실적 상승을 이끈 것은 퍼블릭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애저’를 포함한 지능형 클라우드(Intelligent Cloud) 사업부문이다. 이 부분의 매출은 지난해 4분기 258억8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특히 애저 부문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늘며 시장예상치(27%)를 웃돌았다. 지난해 3분기 29% 성장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고속 성장을 이어간 것이다. MS가 거액을 투자해 오픈AI의 생성형AI인 챗GPT를 접목하면서 기업들의 클라우드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MS 측은 애저의 30% 성장률 중 약 6%포인트는 AI 수요에서 비롯됐다고 밝혔다.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는 콘퍼런스콜에서 “애저 AI 고객이 5만3000명에 달하며, 이 중 3분의 1은 지난 1년간 신규 고객”이라고 말했다.
오피스(Office) 프로그램과 링크드인(LinkedIn) 등을 포함한 생산성 및 비즈니스 프로세스 부문 매출도 192억5000만 달러로 전망치보다 많았고, 검색 엔진 빙과 게임 엑스박스 등을 포함한 개인 컴퓨팅 부문은 168억90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예상치를 살짝 웃돌았다. MS는 AI 기술을 클라우드 서비스뿐만 아니라 자사 검색엔진과 워드, 엑셀 등 소프트웨어에 전방위적으로 적용하면서 AI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MS가 애플을 시가총액 1위 왕좌에서 끌어내리고 선두에 달리고 있는 이유를 보여준 셈이다.
나델라 CEO는 “우리는 AI에 관해 논의하는 것에서 AI를 대규모로 적용하는 상황으로 이동했다”며 “모든 영역에 AI를 적용함으로써 우리는 신규 고객을 확보하고 생산성 향상을 촉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MS의 AI를 추격하고 있는 알파벳 역시 시장 예상치를 웃돈 실적을 내놨다. 알파벳은 지난해 4분기 매출 863억1000만달러(약 114조8000억원)과 주당순이익 1.64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대비 13% 올랐고, 순이익은 206억87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50% 넘게 급증했다. 시장 조사기관 스트리트어카운트가 집계한 월가 예상치인 매출 853억3000만 달러, 주당순이익 1.59달러를 웃돈다.
구글 역시 클라우드 매출이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구글 클라우드 매출은 91억92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6% 늘었다. 구글이 지난해 연말 자사 거대언어모델(LLM)인 ‘제미나이’를 공개한 이후 이를 클라우드에 접목시키면서 고객을 끌어모은 것으로 풀이된다.
순다르 피차이 CEO는 “우리는 검색의 지속적인 강세와 유튜브 및 클라우드의 성장에 만족한다”며 “이들 부문은 이미 우리의 AI 투자와 혁신으로부터 이익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구글의 핵심 ‘캐시카우’인 광고 매출은 652억 2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1% 성장했지만, 시장 예상치(659억4000만 달러)를 밑돌았다. 이 때문에 이날 구글 주가는 장마감 이후 5.72% 하락했다.
김상윤 (yo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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