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자동차업체들 온실가스 배출량 80%로 축소 공개, 현대기아차는 절반 미만으로 과소평가”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이 발표한 자동차 온실가스 배출량이 대폭 축소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의 현대기아차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절반도 안 되게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기후미디어허브는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보고서 ‘변장한 석유 기업들’을 공개했다. 이 보고서는 영국 비영리 금융 싱크탱크 ‘카본트래커이니셔티브’ 와 이탈리아 컨설팅기업 ‘노미스마’가 작성했다.
보고서는 도요타, 폭스바겐, 르노-닛산-미쓰비시, 메르세데스-벤츠, 혼다, 포드, 현대기아차, BMW, 스텔란티스 등 9개 기업이 제조한 자동차의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과정에서 예상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추산해 기업이 자체적으로 공개한 자료와 비교했다.
2022년 기준 9개 자동차 제조사가 보고한 차량 1대당 온실가스 배출량 평균은 49.43tCO2eq(이산화탄소 환산톤)이다. 그러나 카본트래커이니셔티브와 노미스마 연구진은 실제 차량 1대당 온실가스 배출량은 이보다 약 26.9% 더 많은 62.74tCO2eq이라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2022년 각 기업이 발표한 수치를 자체적으로 보정하고, 간접 배출량까지 포함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간접 배출량에는 차량을 운행할 때 소비자가 사용하는 연료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까지 포함된다.
현대기아차는 자체적으로 발표한 온실가스 배출량과 연구진이 추산한 배출량의 차이가 전체 9개 기업 중 2번째로 컸다. 현대기아차가 자체 발표한 차량 1대당 온실가스 배출량은 26.66tCO2eq였는데 연구진은 실제 배출량이 56.69tCO2eq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연구진이 추산한 배출량은 현대기아차가 발표한 수치의 2.13배다.
기업이 발표한 온실가스 배출량과 연구진이 추산한 수치의 차가 현대기아차보다 큰 곳은 혼다뿐이었다. 혼다가 자체 발표한 온실가스 배출량은 25.36tCO2eq로 연구진이 추산한 수치(68.92tCO2eq)의 36.80%에 불과하다.
보고서는 “자동차산업은 차량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축소 보고하고 있다”며 “자동차산업의 실제 온실가스 배출량을 고려하면 자동차산업에 투자하는 것은 석유화학산업처럼 아주 큰 오염을 배출하는 기업들에 투자하는 것 이상으로 ‘탄소 집약적인’ 투자”라고 지적했다. 기후미디어허브는 “보고서가 자동차 제조사들을 ‘변장한 석유기업들’이라 표현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벤 스콧 카본트래커이니셔티브 선임연구원은 “자동차 부문의 탈탄소화를 위해서는 자동차 제조업체의 배출량을 정확하게 모니터링해야 한다”며 “환경에 초점을 맞춘 투자자라면 석유, 가스회사 등보다 탄소 집약도가 더 높은 자동차 기업에 대한 투자를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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