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全 부문 감소’ 고물가·고환율 타격 컸다… 암울한 소비 경기

세종=이신혜 기자 2024. 1. 31.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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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부터 음식료품까지 소비 전반적 감소
12월 소매 판매 전월比 0.8% 감소
소비자들 소비 심리 ‘얼음’…외국인 대상 면세 판매도 줄어

지난달 민간소비가 둔화흐름을 벗어나지 못하고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고물가와 고환율에 내수에서도 소비 둔화가 이어졌을 뿐만 아니라, 소매판매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던 외국인들의 면세 구매도 줄어들면서 소비 전 부문이 감소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12월 소매 판매는 전월 대비 0.8%, 전년 동월 대비 2.2% 감소했다.

연말 세일 행사가 이어졌으나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에는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12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지난달 전산업 생산(계절조정 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09.9(2020년=100)로 전월 대비 0.3% 증가했다. 다만 수출 등 외형은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내수 소비 등은 감소하며 격차가 벌어진 모양새다.

31일 서울 강남구 삼성 강남 스토어에 갤럭시 S24 시리즈가 진열돼 있다. /뉴스1

◇통신기기부터 먹거리까지 모두 ‘마이너스’…소비자 지갑 닫았다

통계청의 12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매 판매 중 내구재와 비내구재, 준내구재 등 모든 분야의 소매판매가 감소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 판매 지표는 지난해 8월(-0.3%), 9월(0.1%), 10월(-0.8%), 11월(0.0%) 등 등락을 반복했다. 이어 12월에 다시 -0.8%를 기록하며 감소세로 돌아섰다. 11월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중국 광군절 등 대형 할인 행사를 따온 코리아세일페스타가 진행되며 연말까지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지만, 결과는 반대였다.

통신기기·컴퓨터 등 내구재는 전월 대비 1.2% 감소했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올해 1월 출시한 갤럭시S24 등 모바일 신제품 대기 수요 반영 및 11월 자동차 판매 증가의 기저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봤다.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에서는 전월 대비 0.7%, 오락·취미·경기 용품 등 준내구재에서는 전월 대비 0.3% 줄었다. 전년 동월 대비로 봤을 때도 비내구재와 준내구재는 각각 2.0%, 5.6% 감소했다. 비내구재 부문에서는 화장품 정기세일이 크게 있었음에도 음식료품 판매가 줄어들면서 감소했다. 해외여행 등의 수요가 많아지면서 집안에서 즐기는 오락 및 취미 용품 판매도 감소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고물가, 고환율로 소비심리가 악화하며 전반적으로 소비가 줄었고, 해외여행객이 증가하면서 오락 및 취미 용품 등 소비는 자연스레 감소한 것 같다”며 “용산 이태원 참사가 있던 전년도(2022년)에는 11월 소비가 둔화하고 12월부터 대규모 할인 행사가 시작됐기 때문에 그에 따른 기저효과로 전년 동월 대비 소비가 줄어든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텅 빈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코너./조선DB

◇유커들 면세점 떠나며 외국인 소비도 감소

소매업태별 판매를 나누어보면 백화점과 마트 등을 제외하고는 객단가가 큰 면세점에서의 소비가 크게 줄었다. 통계청이 발표한 소매업태별 판매 증감률을 살펴보면, 전년동월대비 백화점(9.2%)과 대형마트(2.4%), 무점포소매(0.8%)에서 판매가 증가했다. 그러나 편의점(-5.6%), 전문소매점(-5.2%), 면세점(-3.5%), 슈퍼마켓 및 잡화점(-1.2%)에서는 판매가 감소했다.

특히 한국으로 여행 및 출장을 오는 외국인들이 많이 방문했던 면세점 소비가 회복되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다. 면세점은 마트나 소매점과 달리 고가의 화장품이나 의류를 구매하는 고객이 많아 1인당 객단가가 높은 편이다. 그러나 코로나19 당시 외국인의 방문이 끊겼던 이후, 그 전처럼 소비가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LG생활건강의 ‘후’나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 등 고가 화장품 선호도가 높은 중국인 등 외국인 관광객의 면세점 방문 및 소비가 줄면서 비내구재 부문 소비 증대가 이루어지지 못했다.

지난달 소매판매지수는 전월 대비 1% 증가하며 연말까지 꾸준히 소비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됐으나, 이는 자동차 소매 판매 및 코리아세일페스타 등의 영향으로 ‘깜짝 상승’에 불과했다는 게 증명됐다.

기재부 관계자는 “소비가 완만한 둔화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앞으로 소비가 완전히 회복되는 데에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제조업 중심의 경기회복 온기가 민간 소비 등에도 확산할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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