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사면된 정치인 공천 원천배제 어이없어…자기모순"

[the300]"본선서 국민들이 판단할 몫…사심 없이 공천하지 않으면 본선 어려워져"

홍준표 대구시장이 2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2024년 대구광역시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신년사를 하고 있다. 2024.01.02. /사진=뉴시스

홍준표 대구시장이 31일 "정치인들을 대통령이 사면, 복권시키는 것은 계속 나라를 위해 일해달라는 것인데 사면된 정치인을 공천에서 원천 배제하겠다는 것은 어이없는 결정"이라고 밝혔다.

홍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건 본선에서 국민들이 판단할 몫이지 공천관리위가 판단할 사항은 아니다"라며 이같이 썼다.

앞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 공천 심사에서 신(新) 4대악과 4대 부적격 비리에 대해 사면복권이 되더라도 공천을 원천 배제한다고 밝혔다. 신 4대악은 성폭력 2차가해, 직장 내 괴롭힘, 학교 폭력, 마약범죄다. 4대 부적격 비리는 배우자 및 자녀 입시비리, 채용비리, 본인 및 자녀 병역비리, 국적비리다.

홍 시장은 이와 관련해 "꼭 특정 정치인을 염두에 두고 그를 배제하기 위해 만든 규정 같다"고 했다. 서울 강서을 예비후보인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를 언급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그는 '자녀 KT 부정채용' 청탁 혐의로 대법원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2022년 12월 신년 특사로 사면·복권됐다.

홍 시장은 "그러면 왜 대통령이 그 사람을 사면 지시하고 법무부 장관은 이에 따라 사면까지 했을까"라며 "그렇게 해놓고 이제와서 자신들이 사면한 사람을 공천까지 배제하는 것은 자기모순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지난번 강서구청장 후보도 사면한 후 공천하지 않았던가. 그 때 법무부 장관은 지금 비대위원장"이라며 "사심 없이 공천을 하지 않으면 본선이 어려워진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치판에는 부패로 단죄된 정치인들도 있지만 정치보복으로 억울한 누명을 쓴 사람도 많다"고 했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