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억, 컥" 또 코 고는 아이, 피곤한가 했는데…키 안 크는 '이 병'?
심한 코골이에 잠에서 깼는데 남편이나 아내가 아닌 자녀에게서 나는 소리라면 잠이 확 달아날 만한 일이다. 어른과 마찬가지로 아이도 피곤하면 코를 고는데, 이는 기도 주변의 구조물이 피로 해소를 위한 근육 이완으로 늘어나며 기도가 좁아지기 때문이다.
아이의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은 성장 발달을 방해한다. 깊은 수면(서파 수면)에 드는 것을 방해해 성장 호르몬 분비가 원활하지 못하다. 숨 쉬는 것이 힘들어 호흡을 위해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해 열량 소모가 커지는데, 이 역시 성장을 방해한다. 코로 숨 쉬는 게 힘들면 자신도 모르게 입을 벌리고 자는데, 이런 상태가 이어지면 위턱은 앞으로 튀어나오고 아래턱은 목 쪽으로 처지는 이른바 '아데노이드형 얼굴'로 변해 부정교합이 생기고 발음도 부정확해진다.
수면이 부족하면 피로하고 집중력 저하, 무기력으로 학업 성취도가 떨어지기도 한다. 특히 수면무호흡증은 어릴 때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와도 관련이 있다. ADHD를 유발하는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지만,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어린이의 ADHD 유병률은 그렇지 않은 어린이보다 2배 이상 높다. 이 병원장은 "이 경우 수면무호흡증을 치료하면 ADHD 증상도 줄어든다"며 "자녀가 ADHD 진단을 받았다면 수면무호흡증이 있지는 않나 살펴보고, 치료를 미루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편도는 입을 빌렸을 때 목젖 양쪽에 도톰한 부위다. 아데노이드는 목젖 뒤에 위치해 맨눈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이들은 목으로 들어오는 바이러스나 세균을 막는 '문지기'로 초기 면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편도와 아데노이드는 4~6세에 가장 컸다가 사춘기에 급격히 줄어드는데, 구강과 기도는 이보다 천천히 커져 상대적인 크기가 큰 3~8세에는 이로 인한 코골이 등의 문제가 흔히 나타난다.
커진 편도와 아데노이드는 약물로는 줄일 수 없어 이를 제거하는 수술을 해야 한다. 수술 대상은 만 3세 이상, 몸무게 15㎏ 이상으로 이때는 전신마취로 인한 부작용이 거의 없고, 수술 후 회복기를 버틸 체력이 충분하다. 기도 반사를 예방하기 위해 전신마취 후 '코블레이터'라는 저온(10~70도) 고주파 의료기기를 주로 이용하는데 종전에 전기소작기나 레이저와 달리 고열을 내지 않아 주변 조직 손상을 최소화해 수술 후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3세 이후에는 편도와 아데노이드를 제거해도 면역력이 떨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추적 관찰 연구에 따르면 키가 작고 체구가 왜소하던 어린이가 성장 발달이 촉진되고 감기나 중이염 등 감염성 질환으로 병원에 가는 횟수도 줄어드는 것으로 보고된다. 이상덕 병원장은 "9세 이하가 받는 수술의 절반 이상이 편도, 아데노이드 제거 수술로 그만큼 꼭 필요하고 안전한 수술"이라며 "우리 몸에 쓸모없는 기관은 없지만, 쓸모보다 더 많은 문제를 일으킬 때는 적극적으로 치료에 나서는 것이 이득"이라고 조언했다.
※참고 도서 = 코가 뚫리면 인생도 뚫린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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