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받았더니 "현역 000의원 지지하나"…'현역' 겨냥한 여론조사에 지역구 들썩

이희정 기자 2024. 1. 31.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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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후보자 면접에서 발언하는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 2024.1.31 [공동취재]

4·10 총선을 앞둔 설 전후가 민주당 현역 의원과 예비후보들의 운명을 가를 '공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현역 의원들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호남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현역 의원 지지도'를 묻는 여론조사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후보자 적합 여론조사와 별개로 현역 의원에 대한 '재지지도' 항목만 넣은 여론조사가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는 겁니다. 이 때문에 '재지지도'가 이번 공천의 핵심이라는 분석과 함께 '현역 물갈이' 신호탄이 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옵니다.

최근 여론조사 전화를 받았다는 수도권의 한 주민은 JTBC와의 통화에서 "우선 어느 동에 사느냐고 묻더니 바로 우리 지역 000 의원을 지지하냐고 물었다"고 했습니다. 현역 의원의 재지지 여부를 물었다는 겁니다. 답변에는 "지지한다"와 "지지하지 않는다", 두 가지만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호남권의 또 다른 지역에서는 총선 때 투표 행사 여부에 이어 "현역 의원이 한 번 더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까? 아니면 바뀌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까?"는 질문이 포함된 여론조사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다른 조사에서는 "현역 000 의원을 계속해서 지지할 계획입니까?"라는 질문을 넣었다고 전해집니다.

당 관계자는 이 같은 여론조사에 대해 "대개 재선 의원에 대한 피로도가 높은데 대놓고 지지하냐고 물어보면, 다른 질문을 함께 묻는 여론조사에 비해 불리할 수밖에 없다. 현역 입장에선 의도가 있는 조사라고 느껴지지 않겠냐"고 평가했습니다. 또 다른 의원실 관계자도 "이런 식의 질문은 현역 평가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물갈이를 겨냥한 것 아니겠냐"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당 공관위원회는 일률적인 컷오프를 시행하지 않는 대신 하위 평가자에 대한 불이익을 강화했습니다. 의정 활동과 당 기여도 등 현역 의원 평가 결과에 따라 '하위 20%' 의원들을 분류하고, 하위 20%는 경선 득표수 20%, 최하위 10%는 득표수 최대 30% 감산 페널티를 부여합니다. 하위 10%에 해당하는 현역 의원들은 본인이 얻은 득표수의 30%를 깎는 겁니다. 따라서 하위권 현역 의원들은 감산 비율이 커 사실상 공천을 받기 어렵다는 게 중론입니다.

앞서 임혁백 공관위원장은 한 인터뷰에서 "하위 20% 의원은 31명"이라며 "후보자 심사 결과를 발표하기 전 2월 초순 정도에 통보를 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공관위는 면접과 서류·여론조사를 종합 심사해 곧 경선 대진표를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부 후보자들은 설 전 윤곽이 드러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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