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역대 가장 빠른 진해군항제…기후변화가 계절축제 좌지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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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기후변화가 확산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전국 최대 봄꽃 축제인 진해군항제가 올해에는 역대 축제 중 가장 이른 시기에 열리는 등 축제 일정마저 좌지우지하기 시작했다.
31일 진해군항제를 주관하는 이충무공선양군항제위원회(이하 위원회) 등에 따르면 올해 군항제는 3월 22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4월 1일까지 열린다.
진해군항제를 필두로 여의도 벚꽃축제 등 다른 지자체 벚꽃축제들도 기후변화로 개막 시기가 줄줄이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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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 "기후변화 진행되고 있다는 증거…온실가스 감축에 노력"
(창원=연합뉴스) 정종호 기자 = 세계적으로 기후변화가 확산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전국 최대 봄꽃 축제인 진해군항제가 올해에는 역대 축제 중 가장 이른 시기에 열리는 등 축제 일정마저 좌지우지하기 시작했다.
31일 진해군항제를 주관하는 이충무공선양군항제위원회(이하 위원회) 등에 따르면 올해 군항제는 3월 22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4월 1일까지 열린다.
이전 축제 기간과 비교해 1주일 이상 앞당겨지면서 역대 군항제 중 가장 이른 시기에 개막한다.
그동안 군항제는 벚꽃 개화 시기에 맞춰 4월 1일 전후에 막이 올랐다.
2010년부터 2019년까지는 매년 4월 1일에 축제를 시작했다.
올해 군항제는 이전 축제를 기준하면 축제가 시작하는 날에 끝나는 셈이다.
박성훈 위원회 사무국장은 "지구 온난화 영향 등으로 개화 시기가 점점 빨라지면서 지난해 축제는 3월 24일에 전야제를 하고 25일부터 축제를 열었더니 그 기간에 맞춰 꽃이 만발했다"고 설명했다.
창원기상대에 따르면 벚꽃 관측을 시작한 2015년부터 4년간 진해구 여좌천 로망스다리 일대 벚꽃은 3월이 끝나는 29일부터 31일 사이 활짝 폈다.
기상대는 나무 한 그루에서 80% 이상 꽃이 활짝 피면 '만발'로 판정한다.
그런데 2019년과 2020년에는 3월 26일로 그 시기가 앞당겨졌고, 2021년에는 3월 23일에 만발했다.
2022년에는 3월 31일에 꽃이 활짝 펴 시기가 늦춰지기도 했으나 지난해 만발 시기는 27일로 다시 앞당겨졌다.
박 사무국장은 "올해도 기후변화가 심각해 벚꽃이 빨리 필 것으로 예상된다"며 "앞으로 3월 중순에 진해군항제를 열게 될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개화 시기가 점점 빨라지는 것은 경남뿐 아니라 전국적인 현상이다.
지난 26일 제주지방기상청은 기상청 청사 내 계절 관측용 매화가 만발했다고 밝혔다.
지난해(2월 18일)보다는 23일, 평년(3월 13일)보다는 46일 이르다.
진해군항제를 필두로 여의도 벚꽃축제 등 다른 지자체 벚꽃축제들도 기후변화로 개막 시기가 줄줄이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경기도청 봄꽃축제'는 벚꽃 개화 시기를 맞추지 못해 축제 담당자들이 전전긍긍하기도 했다.
기후변화로 혼란을 겪는 행사는 벚꽃축제만이 아니다.
지난달 열린 거제 대구수산물축제도 큰 타격을 입었다.
수온이 낮은 물에 적응하는 대표적인 한류성 어종인 대구가 거의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강용완 거제 대구수산물축제 추진위원회 사무국장은 "고수온 현상으로 최근 대구 어획량이 급감한 것으로 안다"며 "같은 한류성 어종인 물메기 등도 잡히지 않아 어민들은 애가 탄다"고 말했다.
거창 금원산 겨울 축제는 올해 개최 전 행사장 일대에 눈 대신 비가 내려 안전상의 이유로 이전보다 크기가 작은 얼음 조각상을 전시하기도 했다.
박종권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 대표는 "(이런 현상은) 이미 기후변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증거"라며 "전 세계 모든 국가와 국민이 위험성을 인지하고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경남도는 탄소중립 기본법에 따라 올해 상반기까지 탄소중립·녹색성장 1차 기본계획을 수립한다.
또 제3차 기후 위기 적응 대책을 2022년부터 시행해 관련 대응을 이어 나가고 있다.
창원시는 내달 5일부터 시민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다회용 컵 수거·세척 거점을 운영해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등 탄소중립에 힘을 보탠다.
jjh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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