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尹, 권력을 상대 죽이는데 쓰니 국민도 격렬하게 분열·적대"
신년 기자회견, "내 암살시도 개인에 의해 벌어진 일 아냐"
운동권 자객공천 질문에 "청산할 과제는 검사독재"
민주당 내부분열 묻자 "갈등 과거보다 덜해" 여론과 인식차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극단정치' 문제를 두고 “대통령이 국민에 부여받은 권력을 상대를 죽이는데 쓰니 국민들도 더 격렬하게 갈등하고 분열하고 적대한다”고 윤 대통령 책임론을 제기했다. 그는 586 운동권 청산 이슈나 자객공천을 묻자 “청산해야 할 과제는 검사독재”라면서 답변을 피했고, 내부분열을 묻는 질문엔 “과거 갈등과 분열보다 덜하다”고 말해 안팎의 여론과 인식차를 보였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사랑재에서 연 신년기자회견에서 '극단정치 해소를 위한 복안'을 묻는 질문에 “극단정치, 우리 사회 적대감이 넘쳐난다”며 “갈등하고 조정하는 게 정치의 역할인데 대통령 역할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대통령이) 권력을 부여 받았기 때문에 사적 욕망을 절제하고 공적 이익을 위해 그 권한을 공정하게 행사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그 권한을 상대를 죽이는 데 사용하게 되니까, 국민들도 그에 맞춰서 좀더 격렬하게 분열하고 갈등하고 적대하게 된다”며 “저에 대한 암살시도, 이 정치테러가 개인에 의해 벌어진 일이라 생각지 않는다”고 밝혔다.
자신에 대한 테러범을 두고 이 대표는 “그 분이 나랑 무슨 원한이 있다고 백주대낮에 1년간 칼을 갈아서 단검을 만든 다음에 연습까지 해가면서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정확하게 목을 겨눠서 칼을 찌르겠느냐”며 “그분에 대해서도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 본 적도 없고, 어떤 인연도 없다. 이게 지금의 현실”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걸(현실을) 바꾸는 출발점은 권력자가 통합의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며 “상대를 인정하고, 욕망과 권력을 절제하고 권한을 공정하게 행사하는 길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자신에게도 권한이 조금 있어서 마음대로 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저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비판을 하더라도 도의와 한계를 넘은 일이 없다”고 자평했다.
국민들을 향해서 이 대표는 “미워하지 말라. 미워하면 미움받는다”며 “일부 지나친 과격한 언행으로 서로 상처주는 일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민주당 공관위가 운동권에 일률적 감점은 없다고 한 것과 달리,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운동권 청산이 시대정신이라면서 (민주당이) 586심판론 내걸고 자객공천한다'고 분석한 것에 대한 의견을 묻는 연합뉴스 기자 질의에는 답변 대신 한 위원장과 윤 대통령을 비판했다. 이 대표는 “운동권 청산이니 자객 공천 이런 얘기들이 있는 것 같은데, 사실 지금 청산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는 검사독재”라며 “언제나 그래야 되는 것처럼 남의 눈에 티보다 자기 눈의 들보를 먼저보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당 내부가 분열 양상을 보인다는 우려에 관한 질문에 이 대표는 “분열 양상에 대해 말씀하시는데, 역대 어떤 선거 공천에 비교해봐도 오히려 갈등 정도나 분열 정도는 크지 않은 것 같다”며 “갈등이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지만 결국 이 과정도 경쟁이고, 그 안에서 본질적으로 경쟁은 갈등을 수반하기 때문에 갈등이 없을 수가 없겠죠”라고 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 제3신당(이낙연, 이준석 신당) 지지율이 대동소이하게 나오는 상황을 어떻게 타개할 것이냐는 오마이뉴스 기자 질의에 이 대표는 “중도가 중간이라고 생각지 않는다”라며 “가장 합리적으로 선택하는 분들”이라고 답했다. 이 대표는 “우리가 내는 정책, 후보가 가장 합리적으로 봤을 때 유능하고, 국민이 원하는 역할을 제대로 해낼 인물이고, 우리 삶을 더 잘 바꿔주겠다고 하면 중도층도 선택할 거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야당은 집행 권한이 없기 때문에 여당을 견제하는 게 주된 역할일 수밖에 없다. 이번 선거는 그래서 윤석열 정권의 퇴행과 폭주를 막는 선거”라고 했다.
이 대표는 “중도의 표심을 얻는 일은 국민 눈높이에 맞게 사적 이익이나 니편 내편 가리지 않고 국민들이 바라는 결과물을 제시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선거가 민주당에게 매우 어려운 선거”라며 “목표는 1당 되는 것이고, 최대로 목표치 올린다면 151석이다. 그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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