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원로화백들 "뿔났다"..'엄동설한 1인 시위' 불사..왜?
합동 기자회견 이어 강연균 입장문 발표
전 미술협회장·미술관장·전업작가 등 동참
"세계 수준의 미술관 건립 해달라" 성명
광주 지역 원로 미술인들이 새해 벽두부터 잔뜩 화가 났습니다.
최근 광주광역시가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신축을 위해 실시한 설계공모에 대해 집단 반발하며 재공모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연이어 내고 있습니다.
광주비엔날레 사무처장과 광주시립미술관장을 역임한 원로 서양화가 84살 강연균 화백은 지난 29일 개인 입장문을 통해 "내가 시장이라면, 혹은 재벌이라면 광주 중심에 폼 나는 미술관 하나를 짓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강 화백은 "광주비엔날레가 탄생한지 30년이 되어 발전을 거듭해 세계 유수의 비엔날레로 손꼽히게 됐는데, 건물이 낡아서 비엔날레관을 새로 짓는다고 한다"면서 "그런데 공모를 통해 채택된 작품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너무 동떨어져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문화는 사람들과 함께 있어야 하는데 장소도 너무 외지고 건축의 설계도 세계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엔 너무도 부족하다"며 "문화도시라고 부르는 광주에 또 하나의 성냥갑 같은 건물이 변두리의 비어있는 땅에 아무런 문화적 재고 없이 뚝딱 세워진다면 우리는 다음 세대에 지울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르게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최근 광주 지역 미술인들이 모여 이 같은 뜻을 담은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며 "그런데도 여전히 개선될 전망이 보이지 않고 '절차상 하자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에 앞서 지난 9일 광주 지역 미술인들은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설계 재공모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미술인들은 이 성명에서 "광주시의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당선작 결정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광주미술인들과 문화인들이 줄기차게 요구해온 세계 유명 건축가에 의한 지명 공모를 통해 건축물 자체가 광주의 랜드마크이자 세계적 문화명소가 되어야한다는 것을 재천명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이어 "당선작은 세계 미술계의 관심을 끌 수 없을 뿐 아니라 비엔날레라는 가치를 담아낼 수 있는 참신성과 실험성도 크게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한다"면서 "건축시기가 1, 2년 늦어지더라도 세계적 위상을 갖춘 건축가에 의한 지명 공모를 통해 광주시민, 광주비엔날레를 사랑하는 문화시민들의 간절한 요구를 경청해야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 성명에는 역대 광주시립미술관장 7명, 역대 광주미술협회장 4명, 광주민예총·광주민미협 4명, 광주전업작가회 7명을 포함 광주 미술계 원로·중견작가 등 모두 70여명이 동참했습니다.
허달용 전 광주민예총회장는 "설계 공모안에 대해 광주비엔날레 재단 이사회조차 몰랐다고 하는데 이것이 정상적인 과정인가 싶다"면서 "오는 2월 1일 시의회, 원로화가, 민예총 등이 참석하여 '원로화가 1인 시위' 등을 포함한 대응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광주시는 한마디로 "(미술인들의 성명에)내용이 없다"고 일축했습니다.
김요성 광주시문화체육실장은 "광주비엔날레전시관 사업이 국제 설계공모를 통해서 사업자가 다 선정된 상태"라면서 "지난해 이미 지명경쟁을 가지 않고 일반 설계공모로 가겠다고 언론에 공개를 했는데 왜 그때는 가만히 있고 이제 와서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난색을 표했습니다.
김 실장은 이어 "미술인들이 원하는 대로 하려면 총 사업비 50%가 설계비로 들어가 예산이 부족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예타를 다시 받아야 하는데 그게 어렵다"면서 "그거는 하지 말자는 것과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김 실장은 "설계공모 작품은 그 함축된 의미도 있고, 또 하다 보면 우리의 어떤 의미를 담아가지고 약간은 변형은 할 수가 있다"면서, "그래서 외관부터 내관을 어떻게 꾸밀 것인지 앞으로가 더 중요하고 본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실장은 또 "추가적으로 공공조형물이 하나 들어가게 돼 있다"며 "상징적으로 조형물도 우수 작품이 들어와 버리면 그거 하나만 해도 충분히 브랜딩이 될 수가 있다고 생각을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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