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모르는 명품주에 프랑스 증시 훨훨… 韓 개미도 기웃기웃
국내 투자자 프랑스 주식 매수 규모 한 달 새 60% 급증
해외 주식에 관한 관심이 날로 커지는 가운데 새해 들어 프랑스 증시에 베팅하는 국내 투자자가 늘고 있다. 글로벌 경기 부진에도 루이비통 등 명품 회사가 견조한 성장세를 과시하며 프랑스 증시의 버팀목 역할을 하자 국내 투자자들도 관심을 두는 것으로 풀이된다.
3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국내 투자자의 프랑스 주식 매수액은 1127만달러로 전월 697만달러보다 61.29% 증가했다. 같은 기간 프랑스 주식 매도액은 1266만달러에서 1246만달러로 줄었다. 아직 매도 우위이긴 하나 매수세가 크게 늘면서 순매도액은 작년 12월 549만달러에서 이달 139만달러로 74.68% 감소했다.
국내 투자자가 프랑스를 향하는 건 이 나라 주식시장이 최근 상승 흐름을 보여서다. 30일(현지시각) 기준 프랑스 CAC4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48% 오른 7677.47을 기록했다. 지난 28일에 전장 대비 2.28% 오르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이후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프랑스 우량주 40개로 구성된 CAC40 지수는 새해 들어 1.94%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6%가량 약세인 것과 대조적이다.
프랑스 증시 상승을 이끈 주역은 새해 들어 8% 넘게 오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다. LVMH는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과 디올, 셀린느 등을 운영하고 있다. LVMH 시가총액은 3921억유로(565조원)로, 프랑스 증시 대표 지수 CAC40에서 1위(비중 12.04%)를 차지한다. 유럽 증시 전체에서 봐도 덴마크 제약사 노보디스크(시총 629조원)에 이은 2위다.
지난해 3분기 LVMH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했다. 성장한 것이긴 하지만, 최대 시장인 중국 매출이 다소 부진했던 탓에 매출 증가율도 시장 기대치(10%)를 밑돌았다. 하지만 연말에 중화권 매출이 살아나면서 작년 4분기 매출은 10% 이상 늘었다.
LVMH의 2023년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13% 늘어난 862억유로(약 125조원)로 집계됐다. 루이비통·디올·셀린느·펜디 등 패션·가죽 명품 브랜드 부문 매출이 전체 매출의 절반가량인 422억유로(61조원)를 차지했다. 영업이익은 8% 증가한 152억유로(약 22조원), 영업이익률은 26%를 기록했다.
또 다른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의 주가도 올해 3.75% 올랐다. 에르메스는 고급화 전략을 택한 덕분에 성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른 명품 브랜드보다 광고 노출 빈도를 줄이고 수요가 높은 상품을 한정 수량만 생산하는 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해 에르메스 매출은 3년 전보다 2배 늘어난 133억유로(약 19조원)를 기록할 전망이다. 에르메스는 다른 명품 브랜드 실적이 부진했던 작년 3분기에도 매출을 전년 동기 대비 16% 늘렸다.
프랑스 주식을 담고 있는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도 개선되고 있다. ‘KODEX 유럽명품TOP10 STOXX’ ETF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14.68%다. 이 상품 구성 종목 중 에르메스가 21.48%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LVMH도 19.73% 포함됐다. 상대적으로 프랑스 주식 비중이 낮은 ‘HANARO 글로벌럭셔리S&P(합성)’ ETF의 3개월 수익률은 10.51%다. 이 상품은 에르메스 비중이 8.9%로 가장 높고, LVMH도 7.7% 포함됐다.
전문가들은 유럽 명품주 상승에 힘입어 프랑스 증시도 당분간 오를 것이라고 본다. 금리 인하 기대감과 함께 경기도 다시 살아날 것으로 보여서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명품 소비재 기업 주가가 최근 오르는 건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소비가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영향”이라며 “미국 증시가 다음 달쯤 조정받을 수 있다는 전망과 함께 유럽 증시가 대체 투자처로 부상하는 측면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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