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일러 스위프트는 바이든 비밀요원”…트럼프 지지층의 음모론
전세계적으로 독보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비판과 음모론의 표적이 되고 있다고 30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NYT는 “스위프트는 트럼프에 미친 이들에게 공격 대상이 됐다”며 “특히 최근 그의 연인 트래비스 켈시가 속한 미 프로풋볼(NFL) 팀인 캔자스시티 치프스가 5년 만에 챔피언 결정전인 슈퍼볼(Super Bow)에 진출하게 되면서 공격 수위는 한층 더 높아졌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층을 일컫는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는 스위프트에 대한 음모론을 무수히 많이 만들어내왔다.
이들은 “스위프트는 국방부 소속 비밀 요원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재선 지지 기반을 다지기 위해 자신의 팬층을 확장하고 있다” “스위프트와 켈시의 공개 열애 역시 민주당 지지자를 늘리기 위한 수작” 등의 주장을 펼쳤다.
소수자의 권리 보호를 주장해온 스위프트는 2018년부터 공개적으로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는 글을 올리며 정치적 의사를 표명했다. 이 때문에 공화당 지지자들에게 스위프트는 줄곧 비난의 대상이었지만, 그 수위가 슈퍼볼을 앞두고 더욱 거세지고 있다.
NYT는 보수 성향 팬층이 두터운 NFL 특성상 스위프트와 남자친구의 연애가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심기를 거스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NYT는 “NFL 팬층은 넓고 다양하지만, 매우 보수적인 팬층도 두텁다”며 “전통적인 성별 규범에서 벗어난 스위프트와 켈시의 연애사는 이러한 팬들에게 타격을 입혔다”고 했다. 켈시도 성공한 운동선수이긴 하지만, 그보다 훨씬 더 부유하고 영향력 있는 여성과 만나면서 더 큰 인기를 누리게 됐다는 게 매체의 설명이다.
NYT는 “이런 비난들은 스위프트가 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는 두려움에 기반해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유명인들도 음모론에 가세했다.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했던 사업가 비벡 라마스와미도 음모론에 힘을 실었다. 그는 29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다음 달 슈퍼볼에서 누가 우승할지 궁금하다”라며 “인위적인 문화적 응원을 받는 커플이 이번 대선에서 주요 후보를 지지할지도 궁금하다”고 비꼬았다.
친(親)트럼프 방송인 마이크 크리스피도 “민주당 선전을 퍼뜨리기 위해 NFL 경기가 조작됐다”며 “캔자스시티가 슈퍼볼에서 우승할 것이고, 스위프트가 하프타임쇼에 나와 켈시와 함께 바이든을 지지할 것임을 장담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스위프트는 미국 내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그는 인스타그램에서만 2억7900명이 넘는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다. 인스타그램 게시물이나 공연 중 발언만으로도 적게는 수백만 명, 많게는 수억 명까지 움직일 수 있는 인물이라는 것이다.
그는 지난해 9월 팬들에게 유권자 등록을 촉구하는 내용의 글을 인스타그램에 올려 트럼프 지지자, 우파의 비난을 받았다. 매체는 “당시 스위프트가 글을 올리고 하루 만에 3만5000명의 유권자가 신규 등록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스위프트의 강한 영향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또 그는 매 공연마다 수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켜, 이를 지칭하는 ‘스위프트노믹스’라는 경제 신조어까지 만들어냈을 정도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이 같은 문화‧경제적 영향력을 고려해 스위프트를 2023년 ‘올해의 인물’로 선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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