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평 "尹 '공격'한 한동훈, '유승민 이펙트' 벗어날 수 있을까"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신평 변호사가 '김건희 명품백 수수 의혹' 사건에 대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행보를 윤 대통령에 대한 "공격"이라며 2015년 새누리당 원내대표로 박근혜 전 대통령과 마찰을 빚은 유승민 전 의원에 빗대 "'유승민 이펙트'의 범주를 벗어나, 앞으로 대권주자로서 탄탄한 길을 걸어갈 수 있을지" 의문을 나타냈다.
신 변호사는 지난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 대통령이 한 위원장에게 비대위원장 사퇴를 요구하는 의사를 전했다는 사실이 전해지며 큰 충격파가 일었다"며 윤 대통령 측의 불만을 "① 한 위원장의 대변인 역할을 하던 김경율 비대위원이 김건희 여사를 프랑스 혁명기의 '마리 앙투아네뜨'에 비유한 점, ② 한 위원장이 당무 운영에 대한 대통령의 '당무 개입'을 거절한 점, ③ 한 위원장의 중도 확장력에 대한 심각한 의문" 등 세 가지로 요약했다.
신 변호사는 "이 중 ③은 한 위원장이 ①, ②의 윤 대통령과의 적극적 차별화 조치가 시행된 후 어느 정도 해소되었으므로 달리 언급하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1월 둘째 주에 나온 한국 갤럽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 대통령실에서 그와 같은 의문을 가졌고, 그것이 심각하다는 판단을 내렸음은 확실하게 들어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갤럽의 1월 둘째 주 조사에서 윤 대통령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33%, 부정 평가는 59%로 나타났다. 부정 평가 이유로는 '경제/민생/물가'(16%), '(쌍특검) 거부권 행사'(10%), '외교', '소통 미흡'(이상 7%) 등이 꼽혔다. 갤럽은 "대통령 직무 평가 수치는 한 달 전과 큰 변화 없으나, 평가 이유가 다소 바뀌었다"며 "대통령 긍정 평가 이유에서는 '외교'가 줄고 '서민/복지, 부동산 정책' 언급이 늘었으며, 부정 평가 이유에서는 '거부권 행사'가 상위권으로 부상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신 변호사는 ①과 ②, 즉 김경율 비대위원의 '마리 앙투아네뜨' 발언과 한 위원장의 대통령 '당무 개입' 거절을 윤 대통령에 대한 "공격"이라고 봤다.
그는 "소위 '명품백 사건'은 그 실체로 보아 어디까지나 종북 인사인 최재영 목사와 모험주의적 성향의 강성 야권세력인 <서울의 소리>와의 합작에 의해 이루어진 정치공작에 김 여사가 말려든 것이다. 즉 그들이 파놓은 함정에 빠진 것"인데, "김 비대위원이나 그의 발언을 묵인하는 한 위원장의 태도는, 함정을 판 자는 놔두고 함정에 빠진 자를 비난하며 사과를 요구하는 것이었다. 더욱이 온갖 수모를 당한 끝에 비참하게 단두대에서 목이 잘린 '마리 앙투아네뜨'에 김 여사를 견준 것은 지나친 공격이었다"고 지적했다.
또 대통령실 사퇴 요구 거절에 따른 대통령의 당무 개입 거절에 대해서는 "한 위원장이 국민의힘 당헌에 관해 잘 모르는 데서 연유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당헌이건 민주당 당헌이건 어디에서나 자당 출신의 대통령에게 당무에 상당한 정도로 관여하는 것을 허용한다"며 "이를 오해하여, 마치 대통령은 국민의힘 당무에 조금이라도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 것 역시 공허하지만 난폭한 공격이었다"고 비판했다.
신 변호사는 "한 위원장의 윤 대통령에 대한 적극적 차별화 조치 이후 그의 인기는 상당하다"면서도 "그런데 과거 새누리당의 유승민 원내대표가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정면 대립의 장을 만듦으로써 인기가 급상승했으나 얼마 가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를 '유승민 이펙트(effect)'라고 명명할 수 있다. 과연 한 위원장이 '유승민 이펙트'의 범주를 벗어나, 앞으로 대권주자로서 탄탄한 길을 걸어갈 수 있을지는 조금 더 기다려 보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 변호사는 "한 위원장은 현재 국민의힘 인사들 중 가장 유력한 미래권력 후보인 동시에 가장 탄탄한 지지기반을 이미 갖추어 놓았다"고 평하면서도 "앞으로의 대권행보에서 한 위원장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의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① 임기가 많이 남은 현재 권력인 윤 대통령과의 갈등 조정, ② 당무의 전횡에 대한 당 내부 압력의 점증 해소, ③ 본격화할 뼈아픈 검증 과정에의 대처" 등을 언급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9~1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는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서 무작위 추출했다. 조사는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진행했다. 응답률은 14.3%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구간에서 ±3.1%포인트였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확인하면 된다.
[이명선 기자(overvie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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