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화로 집유인데"…은행서 또 대기표에 불붙인 50대 항소심도 '실형'

수원법원종합청사. 2019.5.24/뉴스1 ⓒ News1

(수원=뉴스1) 배수아 기자 = 방화를 시도한 혐의로 집행유예 기간 중임에도 은행에서 자신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또 방화를 시도한 50대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고법 제2-2형사부(김관용·이상호·왕정옥)는 현존건조물방화미수, 절도 혐의로 기소된 A씨(50대)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1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22년 8월26일 경기 화성시 향남의 한 은행에서 미리 소지한 가스라이터로 은행 대기표에 불을 붙이고, 이어 창구 앞에 비치된 상품 책자에도 불을 붙이려고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현금을 지급하지 않은 채 "지역화폐카드를 충전해달라"고 요구했다가 거부당하자 은행 직원에게 욕설을 하면서 소란을 일으키던 중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해당 범행 일주일 전에도 같은 은행에서 손님이 소파에 놓은 1만2000원 상당의 반찬을 자신의 가방에 넣어 절취한 혐의도 있다.

그는 앞서 2021년 12월 현주건조물방화미수죄 등으로 징역형의 집행유예 판결이 확정돼, 집행유예기간 중이었다. 또 절도죄로 2차례 벌금형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었다.

원심 재판부는 "방화는 공공의 안전과 평온을 해할 위험이 크고 다수의 생명과 재산에 중대한 피해를 야기할 수 있어 죄질이 무겁다"면서 "더욱이 피고인은 동종의 방화 미수죄로 처벌받아 집행유예기간 중에 있고 이 사건 이전 절도죄로 두 차례 벌금형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이 사건 범행을 저질러 피고인에 대한 엄한 처벌은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A씨는 양형부당과 사실오인, 검찰은 양형부당의 이유로 각각 항소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이를 기각했다.

아울러 A씨는 양극성 정동장에와 치매를 앓고 있는 등 이 사건 범행 당시 '심신장애' 상태였다고도 주장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의 심신미약 상태도 인정하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과 비교해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원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며 원심과 같은 징역 1년을 선고한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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