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벌이’ 그럭저럭 괜찮네···MS·구글 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마이크로소프트(MS)·구글 등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1년 전에 비해 대폭 개선됐다. 생성형 인공지능(AI)에 대한 테크 업계의 대대적인 투자로 클라우드 컴퓨팅 수요가 대폭 늘어나면서다.
MS는 지난해 4분기 매출이 620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다고 밝혔다. 총이익도 164억3000만 달러에서 218억7000만 달러로 33% 늘었다.
특히 애저(Azure)를 포함한 클라우드 부문 매출이 258억8000만 달러로 20% 늘며 실적을 이끌었다. 시장 예상치(252억9000만 달러)도 웃돌았다. AI에 대한 관심으로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기업들의 지출이 다시 증가하면서 이 부문 매출이 큰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됐다.
사피아 나델라 MS CEO는 이날 “우리는 ‘AI에 관해 논의’에서 ‘AI의 대규모로 적용’으로 전환했다”며 “기술 스택의 모든 계층에 AI를 주입함으로써 신규 고객을 확보하고 모든 부문에서 새로운 이점과 생산성 향상을 촉진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구글 모회사 알파벳도 지난해 4분기 매출 863억 달러로 1년 전보다 13% 올랐다고 이날 밝혔다. 총이익은 206억87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급증했다.
구글 역시 클라우드 매출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아마존 웹서비스(AWS), MS 애저 등과 경쟁하는 구글 클라우드의 4분기 매출은 91억9000만 달러 1년 전보다 26% 증가했다.
구글은 지난해 12월 최신 대규모 언어모델 ‘제미나이’를 공개한 바 있다. 구글 클라우드는 기업용 AI 플랫폼에 제미나이를 적용하며 기업간거래(B2B)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다.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CEO는 “검색의 지속적인 강세와 유튜브, 클라우드의 기여도 증가에 만족한다”면서 “이들 부문은 각각 AI 투자와 혁신의 혜택을 이미 누리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이날 MS 주가는 전날보다 0.28% 하락했으며 시간외 거래에서 0.5%가량 더 내렸다. 알파벳은 장중 1.16% 떨어진 데 이어 폐장 후 5%대 이상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MS·구글 실적이 ‘기대만 못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구글의 주력 사업인 광고 부문 매출이 652억2000만 달러로 시장 예상치를 소폭 밑돈 것이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AI용 칩 시장에 도전장을 내며 ‘제2의 엔비디아’로도 불리는 미국 반도체기업 AMD도 지난해 4분기 실적을 이날 공개했다. 4분기 매출·이익은 예상치에 부합했으나, 올해 1분기 매출 전망(약 54억 달러)이 시장의 기대(57억달러)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왔다. AMD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한때 6% 이상 급락했다.
AMD는 엔비디아가 장악하고 있는 AI 가속기 시장에 진출하며 지난달 ‘MI300’ 프로세서를 출시했으나, 시장에서는 엔비디아의 주력 제품인 ‘H100’의 독점을 깨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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