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 시작' 메모리, HBM발 퀀텀점프…삼성·SK "올해는 날아"

강태우 기자 김재현 기자 한재준 기자 2024. 1. 3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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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이어 삼성도 4분기 D램 흑자전환…"1분기엔 메모리 전체 흑자"
"연내 D램·낸드 재고 정상화"…감산기조 유지·HBM4 출시 계획대로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강태우 김재현 한재준 기자 = 삼성전자 반도체와 SK하이닉스가 드디어 '적자 터널'의 끝에 다다랐다. 적극적인 감산 효과로 창고에 쌓여 있던 재고가 빠르게 줄고 D램, 낸드플래시 모두 가격 상승세에 접어들면서 실적 회복이 빨라지고 있다. 올해는 양 사 모두 10조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이 날 것으로 기대된다.

31일 삼성전자(005930)에 따르면 DS(반도체)부문은 지난해 매출 66조5900억원, 영업손실 14조8800억원을 기록했다. 유례 없는 '반도체 한파'로 15조원에 육박하는 적자가 났지만 그 폭은 계속해서 줄었다.

이런 실적 개선은 그동안의 메모리 공급과잉이 해소되고 수요 회복으로 가격이 오른 탓이다. 동시에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고부가 제품의 출하량 증가도 영향을 끼쳤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이날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4분기는 전반적인 수요 환경 개선과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던 전분기 출하량 기저효과로 당사의 D램, 낸드는 30%의 비트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업 성과 개선을 위해 HBM, DDR5, LPDDR5X 등 선단 제품 판매를 대폭 확대했다"며 "감산 영향과 맞물려 D램, 낸드 모두 재고 소진이 가속화됐으며 특히 D램의 재고 수준은 더 큰 폭으로 개선돼 ASP(평균판매가격) 상승을 이뤄 (D램은) 흑자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3분기 D램 흑자전환에 성공했던 SK하이닉스(000660)는 작년 7조7303억원의 적자가 났지만 고성능 제품이 실적 반등을 견인했다. 특히 4분기엔 적자 전망을 깨고 3460억원의 영업이익으로 '깜짝 실적'을 이뤄냈다. 분기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한 것은 2022년 3분기(1조6556억원) 이후 5개 분기만이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올해 '메모리 업턴' 온다…연간 흑자전환 전망 기대

실적 개선 흐름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올해 삼성전자는 9조926억~13조863억원을, SK하이닉스는 10조7829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HBM과 같은 차세대 제품의 판매량 확대와 더불어 그동안 부진했던 낸드의 반등, 재고 정상화가 예상된다. 올해가 '메모리 반도체 업턴(호황기)'의 원년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김 부사장은 "4분기 낸드도 업황을 회복되는 가운데 데이터센터와 서버향 SSD 수요가 지속 확대됐고 전분기 대비 출하량이 50%에 육박하는 등 큰 폭의 판매 증가가 있었다"며 "올해도 수요 회복세가 이어지고 1분기 (전체) 메모리 사업은 흑자전환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석 SK하이닉스 낸드 마케팅 담당은 지난 25일 콘퍼런스콜에서 "낸드는 공급사들의 고강도 감산에 따른 공급 감소 영향이 가시화되며 지난 4분기부터 ASP 상승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올해도 점진적인 수요 회복 및 업계의 보수적인 생산 기조가 당분간 유지되면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DDR5. (삼성전자 제공) 2021.10.12/뉴스1

◇올해 메모리 재고 정상화될 듯…감산은 탄력적 운영 그동안 메모리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 유지해 온 감산 전략의 변화는 신중히 접근한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2022년 하반기, 삼성전자는 2023년 상반기부터 메모리 감산에 돌입했다.

김 부사장은 "(올해도) 재고 정상화를 위한 생산량 조정 기조에는 변화가 없다"며 "D램과 낸드플래시의 세부 제품별로는 (재고) 차이가 있어 미래 수준과 수요에 맞춰 상반기에도 선별적 생산 조정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D램 재고는 올해 1분기를 지나 정상 범위에 들고 낸드의 경우 늦어도 상반기엔 정상화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D램은 상반기 중, 낸드는 하반기 중에 정상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우현 SK하이닉스 D램 마케팅 담당은 "레거시(범용) 제품에선 재고가 충분히 소진되고, 수익성을 보장하는 가격 수준에 이르기까진 감산이 유지될 것"이라며 "HBM, DDR5 등 수요가 많은 고부가 제품의 공급은 늘려 고객의 요구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했다.

SK하이닉스 HBM3E. (SK하이닉스 제공)

◇치열해지는 HBM 경쟁…삼성·SK, 차세대 제품 출시 속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 실적 개선 '구원투수'는 차세대 D램인 HBM이다. 양사는 올해 HBM 제품 출시 및 기술개발, 고객사 확보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HBM은 지난해 4분기에 전 분기보다 40% 이상, 전년 동기 대비 3.5배 규모로 성장했다. 4세대 제품인 HBM3는 3분기 첫 양산을 개시해 4분기 GPU(그래픽처리장치) 고객사를 추가했다. 올 하반기 HBM3·HBM3E 등 선단 제품 비중은 90%에 달할 것이란 설명이다.

김 부사장은 "차세대 HBM3E 사업도 계획대로 진행 중이다. 주요 고객사에 샘플을 공급 중"이라며 "다음(6세대) 세대인 HBM4는 2025년 샘플 제공, 2026년 양산을 목표로 한다"고 했다.

김규현 담당은 "중장기적으로 연평균 약 60% 수준의 HBM 수요 성장을 예상한다"며 "올해 수요가 본격적으로 발생할 HBM3E 제품은 고객의 요구 일정에 맞춰 올해 양산 준비가 순조롭게 진행 중이며 상반기 중 공급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SK하이닉스는 다음 세대인 HBM4의 개발에도 돌입한 상태다.

burni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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