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전방 농민의 목소리로 풀어낸 기후위기…‘모두를 살리는 농사를 생각한다’
매년 치솟는 과일값에 우리는 혀를 내두르고 깜짝 놀라지만 정작 과일값이 왜 이렇게 치솟는지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한다. 또 다른 한쪽에선 이상기후와 급변하는 날씨로 재난에 가까운 뉴스가 흘러 나온다.
‘모두를 살리는 농사를 생각한다’(목수책방 刊)는 땅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사계절 365일 하늘을 들여다보며, 그래서 누구보다 지구의 변화를 온 몸으로 느끼는 농민의 목소리를 담았다.
기후를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은 농민에겐 공포 그 자체다. 농업의 생태계가 흔들린다는 것은 결국 우리의 식탁도 위험해질 수밖에 없다. 갈수록 잦아지는 폭우와 더이상 춥지 않은 겨울. 바이러스로 인한 가축질병과 병충해는 그해 농사에 직격탄이 되고 가격은 널뛴다. 하지만 정작 생산자이자 기후위기의 직격탄을 맞고 고군분투하는 농부의 이야기는 소외되고 배제됐다.
환경운동 시민단체인 녹색연합은 경기 파주, 충북 제천, 경북 상주, 전남 곡성과 제주까지 전국의 과수·축산·시설·노지 등 각 분야 농민 17인을 만나 농업과 농촌이 처한 기후위기의 현실과 대안을 들어봤다.
이 책은 1부와 2부로 나눠 농민들이 체감하는 기후위기, 대처방식과 해결책 등을 다뤘다. 전반부에선 농부들이 기후위기를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를 물었다. 후반부는 농민들이 현장에서 느낀 괴리감을 대담 형식으로 풀었고, 이어 정부의 ‘2050 농식품 탄소 중립 추진 전략’ 정책이 갖는 한계와 문제점을 당사자와 전문가의 목소리로 진단했다.
이들은 현장에 맞는 기후위기의 대안을 모색하고, 기후위기는 모두가 함께 책임져야 할 문제라고 강조한다. 농민은 기후위기의 ‘피해자’이자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인 ‘가해자’이면서 동시에 땅이 가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해결사’로 묘사되지만, 결국 친환경적인 생산을 이어갈 수 있는 배경엔 최종 소비자의 역할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책은 말한다. 무엇보다 농업이 처한 현실에 한번쯤은 궁금증을 갖고 이를 직시하는 것이 대안의 작은 출발점이라고.
이나경 기자 greennforest21@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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