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 창조' 저스틴 터너, 토론토와 1년 1300만 달러 계약… 마이너 계약 후 1571억 벌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14년 시즌을 앞두고 LA 다저스는 스프링트레이닝에 참가할 마이너리거 선수들을 발표했다. 뉴욕 메츠에서 방출된 뒤 새 팀을 찾고 있었던 저스틴 터너(40)가 그 명단에 있었다. 말 그대로 스프링트레이닝 도중 팀에서 쫓겨나도 이상하지 않은 신분이었다. 모든 게 불투명한 상황의 연속이었다. 다저스도 그렇게 큰 기대를 하고 마이너리그 계약을 한 게 아니었다.
2006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신시내티의 7라운드 지명을 받고 메이저리그 무대에 발을 내딛은 터너는 경력 초창기에는 그렇게 주목받는 선수가 아니었다. 볼티모어 소속으로 2009년 메이저리그 무대에 데뷔했으나 활약은 그저 그랬다. 2010년 뉴욕 메츠로 이적한 뒤에도 상황은 별반 나아지지 않았다. 메츠에서의 3년 반 동안 터너는 301경기에 나가는 데 그쳤다. 백업 선수였다.
성적도 타율 0.265, 출루율 0.326, 8홈런, 8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696에 머물렀다. 공격에서도, 수비에서도 특별히 장점을 가진 선수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그렇게 2013년 시즌 뒤 방출의 쓴맛을 봤다. 선수 경력의 기로에서 손을 내민 팀은 LA 다저스였다. 어쩌면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었다. 그런데 터너는 이 기로에서 기가 막히게 부활했다. 메이저리그를 대표할 만한 마이너리그 계약 신화를 썼다.
보통 마이너리그 계약을 한 선수가 개막 26인 로스터에 들어가기는 굉장히 어렵다. 각 팀마다 26인 로스터는 어느 정도 정해져있고, 스프링트레이닝 초대권을 주는 마이너리그의 경우는 어디까지나 주전 선수들의 부상에 대비한 예비 멤버에 가깝기 때문이다. LA 다저스처럼 스타 선수들이 즐비한 구단이라면 더 그렇다. 그런데 터너는 그 바늘구멍을 뚫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장수하며 선수 생활을 이어 가고 있다.
다저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한 지 딱 만으로 10년이 되는 해, 터너는 새 소속팀을 찾아 1년 더 현역을 연장한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 등 현지 언론들은 터너와 토론토가 1년 계약했다고 31일(한국시간) 공식 발표했다. 토론토도 이어 보도자료를 내고 터너와 계약 사실을 알렸다. 1년 총액 1300만 달러(약 173억 원)을 보장하고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 150만 달러(약 20억 원)을 추가하는 내용이다.
토론토가 터너를 영입한 것은 지난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간 주전 3루수 맷 채프먼의 공백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리그 최고의 3루 수비수 중 하나이자, 20개 이상의 홈런을 칠 수 있는 타자인 채프먼은 현재 FA 시장 내야수 최대어로 평가받고 있다. 아직 계약을 하지는 못했으나 총액 1억 달러 이상은 확실시된다는 평가다. 토론토는 채프먼을 잡을 만한 돈은 없었다. 그래도 3루와 지명타자를 볼 수 있는 선수가 필요했다. 그렇게 터너가 레이더에 걸렸고, 터너는 만 40세 시즌을 토론토에서 보낸다.
로스 앳킨스 토론토 단장은 터너 영입을 발표한 뒤 “경기장에서 뛰어난 선수이며 클럽하우스에서 모범적인 리더임을 증명한 선수”라면서 터너의 기량 외에도 클럽하우스에서의 선한 영향력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이어 앳킨스 단장은 “중요한 순간마다 경기를 풀어나가는 경력을 가지고 있으며 승리를 향한 올곧은 열정을 가진 캐릭터다. 한편으로 터너 부부의 자선 활동과 (사회에 대한) 헌신은 우리 팀이 추구하는 가치와 일치한다”면서 “경기장 안팎에서 터너는 우리 구단에 미칠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보다 더 흥분될 수는 없다"고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터너는 2014년 LA 다저스에서 풀타임 메이저리거로 거듭났다. 2014년 109경기에서 타율 0.340, 출루율 0.404, 7홈런, 43타점, OPS 0.897을 기록하며 다저스에서 입지를 굳히기 시작했다. 타격에 눈을 떴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듬해인 2015년에는 126경기에 나가 타율 0.294, 출루율 0.370을 기록함은 물론 생애 첫 두 자릿수 홈런(16홈런)을 때리며 장타력까지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2016년은 전성기의 시작을 알리는 해였다. 메이저리그 경력 최다인 151경기에 나가 타율 0.275, 출루율 0.339, 27홈런, 90타점, OPS 0.832로 활약하며 생애 첫 20홈런 고지를 넘어섰다. 2017년에도 21개의 홈런을 때리며 생애 첫 올스타에 오르는 감격을 누리기도 했다.
특히 클러치 상황에서 대단히 강한 모습을 드러내며 ‘터너 타임’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찬스 때 강했고, 이는 터너의 객관적인 공격 수치보다 그를 더 높게 평가하는 계기가 됐다. 터너는 2016년 내셔널리그 MVP 투표에서 9위, 2017년에는 8위, 2018년에는 14위를 기록하는 등 전성기를 구가했다. 다저스도 터너와 4년 계약을 하며 그의 가치를 인정했다. 큰 부상 없이 팀의 핫코너를 지켰고 여기에 클럽하우스에서도 리더 몫을 하며 후배들의 존경을 받았다. 터너는 다저스에서의 9년 동안 메이저리그 1075경기에 나가 타율 0.296, 출루율 0.375, 156홈런, 574타점, OPS 0.865를 기록하며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그런 터너는 다저스와 계약이 끝난 뒤 2023년 시즌을 앞두고 보스턴과 계약해 정들었던 다저스를 떠났다. 많은 동료들과 팬들이 아쉬워한 가운데 터너는 지난해 146경기에서 타율 0.276, 출루율 0.345, 23홈런, 96타점, OPS 0.800을 기록하며 건재한 기량을 뽐냈다. 다시 FA 시장에 나온 터너는 몇몇 구단들과 연계된 끝에 토론토의 손을 잡았다.
터너는 포스트시즌 통산 86경기에 나가 타율 0.270, 출루율 0.370, 13홈런, 42타점, OPS 0.830을 기록하는 등 큰 무대에서도 강한 면모를 드러냈다. 지구 우승을 노리고 있는 토론토로서는 터너의 큰 경기 경험이 절실하게 필요할 수 있다. 물론 나이가 들면서 수비에 나가기보다는 지명타자로서의 출전 시간이 더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비상시 1루나 3루에서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토론토도 지명타자 슬롯을 유동적으로 활용할 계획인 만큼 터너를 위한 자리는 충분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토론토는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보 비셋을 필두로 한 젊은 선수들에 조지 스프링어, 케빈 키어마이어 등 베테랑들이 적절하게 섞인 타선 구성을 하고 있다. 여기에 또 하나의 베테랑인 터너를 추가함으로써 세대교체를 향한 징검다리를 놓고 당장 활용할 수 있는 즉시 전력감을 채워넣었다. 현재 시세에서 1년 1300만 달러의 가격은 터너의 최근 성적을 고려했을 때 그렇게 비싼 금액도 아니다.
마이너리그 계약을 해 생존이 고민이었던 그 선수는 시간이 지나 꽤 많은 돈 선수로도 인정을 받고 있다. ‘스포트랙’의 집계에 따르면 터너는 2014년 100만 달러의 연봉에 인센티브 10만 달러, 총 110만 달러로 다저스에서의 경력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후 연봉은 계속 오르기 시작했다. 2015년 250만 달러, 2016년 510만 달러로 매해 두 배의 연봉을 수령했다. 4년 계약을 한 2017년은 계약금 400만 달러를 포함해 1600만 달러를 받았다.
2018년은 1100만 달러, 2019년은 1800만 달러를 받았다. 2020년은 코로나19 사태로 경기 수가 줄면서 약 700만 달러를 받았고, 2021년은 1000만 달러, 2022년은 1600만 달러를 받고 다저스에서의 경력을 정리했다. 지난해는 보스턴으로부터 인센티브 포함 930만 달러를 받았는데 올해 바이아웃으로 670만 달러를 더 받고 토론토와 1300만 달러에 사인했다. 2014년 이후 터너가 수령한 총 연봉과 연봉 보조 금액을 합치면 약 1억1770만 달러(약 1571억 원) 수준이다. 포기하지 않고 달려간다면 충분히 인생 역전을 할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터너가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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