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결성 자진철회 '페널티' 없앤다…중기부, 벤처투자 회복 총력
오기웅 차관 "1분기 모태펀드 전액 출자사업 진행…회복에 총력"
(서울=뉴스1) 이민주 기자 = 정부가 올해 모태펀드 선정 운용사가 펀드 결성을 조기에 자진 철회하는 경우에 대한 페널티를 없앤다. 시기별로 배분해 공급하던 정책자금을 상반기에 대거 공급해 적시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오기웅 중소벤처기업부 차관은 이날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2024년 모태펀드 출자 사업 관련 업계와 간담회에서 이런 계획을 발표했다.
중기부와 한국벤처투자에 따르면 그간 모태펀드 선정 운용사가 펀드 결성에 실패할 경우 의도성과 관계없이 페널티(제재)가 내려졌다.
모태펀드 공고에서는 '자조합 선정 후 결성 시한을 연장하지 아니하고 자진 철회 등으로 조합결성을 완료하지 못한 업무집행조합원에 대해서는 자진 철회일 또는 1차 결성시한일로부터 6개월 동안 출자 사업 참여 제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결성 시한 연장 후 자진 철회 등으로 시한 내 조합 결성을 완료하지 못한 업무집행조합원에 대해서는 자진철회일 또는 연장된 결성 시한일로부터 1년간 출자 사업 참여를 제한한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펀드 결성에 실패한 운용사는 내부에서 낙인이 찍히는 것도 모자라 출자 사업 참여에 제한받아야 해 LP 모집에 따른 어려움을 겪는다고 호소해 왔다.
중기부는 올해 벤처투자 시장의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조기에 펀드 결성을 자진 철회할 경우에 대해서는 페널티를 없애겠다고 했다.
이를 통해 운용사들이 보다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펀드 결성에 나설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사전에 더 치밀하게 준비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조기'라고 언급된 자진 철회 가능 시기는 추후 발표한다.
오 차관은 "(펀드 결성을) 중도에 포기해도 페널티 없이 (투자를) 할 수 있는 부분을 (모태펀드) 공고 때 말하겠다"며 "(결성 기회가) 다른 운용사에 돌아갈 수 있도록 올해는 페널티를 안 드리는 쪽으로 세부적인 룰은 세팅 중이다"고 말했다.
LP(유한책임투자자) 모집이 어려운 상황이라는 정책투자업계의 호소에 대해서는 "(정책사업과) LP를 동시에 매칭하는 방식의 스타트업코리아펀드 등도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모태펀드 수익률과 같은 VC 시장 관련 데이터를 시장에 개방해달라는 업계의 요구에는 공유할 수 있는 정보를 최대한 많이 공유하겠다고 약속했다.
오 차관은 "관련 전자 업무 보고 시스템을 만들어 운영한 결과, 회수 재원, 펀드의 드라이파우더(미투자자금), 수익률 산정 등에 활용할 단계까지 올라왔다"며 "벤처 투자를 좀 활성화하자는 차원에서 지난해 긍정적인 지표들을 많이 공개했는데 올해도 공유할 수 있는 정보를 최대한 많이 공유하겠다"고 전했다.
정책투자업계에서는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 확대나 세컨더리 펀드 활성화에 대한 요구가 나왔다. 루키리그 확대와 1000~3000억원 규모 VC에 대한 별도 리그 마련도 당부했다.
중기부는 올해 루키리그에 모태펀드 출자액의 10%를 배정했다. 루키리그 신청이 가능한 VC 요건은 업력 5년 이내, 운용자산규모는 1000억원 미만이다.
김도연 코메스인베스트먼트 대표는 "대형사에 (투자가) 몰리는 빈익빈 부익부인 상황이다. 1000~3000억원 규모의 중소형사들이 대형사와 경쟁을 하게 되면 여러 가지 부문에서 애로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루키나 중소형사들끼리 경쟁하는 세트(리그)가 (만들어지는 것이)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안선종 하나벤처스 대표는 "투자시장의 가장 큰 원천은 해외투자자금, 거액의 자산가들, 퇴직연금시장인데 이들이 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게 물꼬를 트는 방향타 역할이 필요하다"며 "민간 모펀드 출자에 참여하는 이들에 대한 인센티브를 고민해달라. 구간별로 과세 비율을 달리하거나 분리과세 등도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권준희 하이투자파트너스 대표 역시 "올해 은행채 만기 등이 몰린 상황이라 구조적으로 고금리 상황에서 대체투자 재원을 활용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펀드 총 결성액을 연내에 크게 늘리기 위해서는 민간 LP 부분 매칭이 중요하고 한시적으로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오기웅 차관은 "최근 어려운 투자 여건 속에서 국내 벤처투자 활성화를 위해 보다 적극적인 정책 의지를 표명하여 회복세를 가속하는 것이 필요하다"라며 "올해 모태펀드 출자 규모를 본예산의 2배 수준인 9100억원으로 설정하고 1분기에 전액 출자 사업을 진행해 벤처투자 조기 회복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는 다음 달 5일 예정된 2024년 모태펀드 1차 정시 출자 사업을 앞두고 최종적으로 벤처투자 업계 의견을 수렴하고자 마련했다.
minj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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