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공천은 당이 한다" VS 친윤계 "비대위 아닌 공관위가 하는 것"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용산 대통령실과의 이른바 '사천 갈등' 이후 "공천은 당이 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연달아 밝힌 데 대해, 친윤계에서 "공천은 비상대책위원회가 아닌 공천관리위원회가 하는 것"이라는 반격이 나왔다. 윤석열 정부 초대 통일부 장관, 대통령직인수위 부위원장을 지내 '원조 친윤'으로 불리는 권영세 의원은 최근 한 위원장이 김경율 비대위원, 윤희숙 전 의원 등 특정 후보의 출마만 강조했다며 "과하다"고 비판하며 이같이 말했다.
권 의원은 31일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위원장이 사천 논란에 대해 '공천 확정 전까지 판사처럼 가만히 있어야 되느냐'라고 했던 데 대해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이 '공천을 하는 것은 공관위이지 당 비대위가 아니다'라는 취지로 이야기하는 것을 언론에서 봤지만 맞는 이야기"라고 했다.
그는 "한 위원장 입장에서는 전체 선거를 이기기 위해 일부 부각되는 인물들에 대해 조금 이야기를 해 줄 필요가 있는 것은 맞다. 제가 그 입장이라도 그 부분에 대해 고민했을 것"이라면서도 "마치 다 된 것처럼 하는 부분은 좀 과하다. 그런 부분은, 우리 정제된 이야기를 하는 한 위원장인데, 다시 한 번 잘 생각해 좀 과하다는 소리가 안 나오게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앞서 정 공관위원장은 지난 22일 기자들과 만나 한 위원장이 김 비대위원의 마포을 출마를 발표한 데 대해 "마치 공천이 다 된 것처럼 이야기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며 "공관위가 하는 업무까지 (비대위가) 하는 것으로 오해하면 '사천'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한 위원장은 지난 29일에도 '윤희숙 띄우기'에 나섰다. 이를 두고 윤 전 의원과 같은 지역구에 출마하는 권오현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반발하며 재차 '사천' 논란이 일었지만, 한 위원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승리하기 위한 범위 내에서 우리의 어떤 지향, 시대정신을 말할 수 있는 후보를 소개하는 게 안 되는 것인가"라며 잘못이 없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한 위원장은 '대통령과의 회동 이후에도 공천은 당에서 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나'라는 질문에도 "입장의 문제가 아니라 당연한 원칙이고 팩트"라며 '공천은 정이 아닌 당의 일'이라는 입장을 재강조했다.
공천 과정에서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이날 <조선일보>는 당 핵심 관계자가 "공천을 신청한 현역 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에 대한 심사에서는 '당 기여도'가 15점(100점 만점) 반영되는데, 그 평가자가 한 위원장과 윤재옥 원내대표 2명"이라며 "A~D 네 단계로 평가되는 당 기여도는 배점 간격이 크기 때문에 20점 반영되는 당무 감사 결과 못지않게 비중이 크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한 위원장이 직접 공천심사 평가자로 들어가 있다는 얘기다.
한편 이날 권 의원은 당 잔류를 선언한 유승민 전 의원이 경기 남부에 공천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 "좀 앞서나간 것 아닌가 생각된다"며 "공관위에서 궁극적으로, 혹은 비대위에서 궁극적으로 판단할 문제이기는 하겠지만 우선 유 전 의원이 (의사를) 조금 더 분명하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일단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그는 "유 전 의원이 당에 대해 너무 비판적인 이야기만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저도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그래도 당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사람인만큼 유 전 의원이 총선 과정에서 어떤 형식으로, 실질적 후보로 나서든 아니면 다른 방식으로 올 일은 있을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유 전 의원과 바른정당 활동을 함께했던 이혜훈 전 의원도 이날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2020년 총선에서 유 전 의원이 수도권 출마 권유를 거절한 일을 말한 뒤 "'TK의 아들'에 대한 애정이 굉장히 무한하셔서 TK를 포기하시지 않으시는 것으로 들었는데, 지금도 그게 유효하다면 수도권 출마는 안 하시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최용락 기자(ama@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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