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살 베테랑 또 난공불락일까, 0순위 후계자 전격 교체…"제일 중요한 포지션인데"

김민경 기자 2024. 1. 3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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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호 ⓒ 두산 베어스
▲ 박준영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유격수는 제일 중요한 포지션인데, 내야의 사령관이기 때문에."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은 지난 29일 호주 시드니 스프링캠프 훈련지로 출국하면서 주전 유격수 고민을 털어놨다. 두산은 '천재 유격수'로 불리던 김재호(39)가 나이 30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꾸준히 세대교체를 시도했고, 2021년 1차지명으로 내야수 안재석(22)을 지명하면서 '차기 유격수를 드디어 찾았다'는 안도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계획대로 흘러갔다면 좋았겠지만, 안재석은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2021년 데뷔 시즌의 임팩트를 꾸준히 이어가지 못했고, 고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는 손목 통증까지 생겼다. 결국 안재석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현역 입대를 선택했다. 이 감독은 지난해 안재석 외에도 이유찬, 박계범, 박준영 등을 유격수로 시험해 봤는데 결국 '주전'은 김재호였다.

기록이 말해준다. 이 감독은 개막 유격수로 이유찬을 낙점하면서 주전으로 키우기 위해 꽤 많은 기회를 보장했다. 실제로 이유찬은 유격수 경쟁자 가운데 가장 많은 104경기에 나섰다. 다만 이유찬은 개막하고 한 달 정도 흐른 시점부터 수비가 흔들리기 시작했고, 2루수로 보직을 바꿔 나선 경기가 더 많았다. 김재호는 순수하게 유격수로 91경기에 나섰다. 박계범이 78경기, 박준영이 51경기, 안재석이 27경기로 뒤를 이었다.

타격 성적은 김재호의 압승이었다. 이 감독은 유격수 불안으로 수비가 자꾸 무너지자 결국 시즌 중반부터 안정적인 김재호의 선발 출전 기회를 늘렸고, 김재호는 타율 0.283(247타수 70안타), OPS 0.748, 29타점을 기록했다. 상황마다 노림수를 갖고 치는 노련한 타격으로 큰 힘이 됐다. 이유찬은 0.243(210타수 51안타), 박계범은 타율 0.219(169타수 37안타)에 그쳤다. 두 선수 모두 반짝 빛나는 기간을 더 길게 끌고 가지 못하면서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 박준영(왼쪽)과 이유찬 ⓒ 두산 베어스
▲ 박계범 ⓒ 두산 베어스
▲ 오명진 ⓒ 두산 베어스

올해도 유격수 전력 구상에서 안재석이 빠진 것 외에는 큰 변화가 없다. 올해는 박준영이 김재호 후계자 0순위로 떠오른 게 지난해와 가장 큰 차이다. 박준영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NC 다이노스로 FA 이적한 포수 박세혁의 보상선수로 두산에 왔다. 보상선수 지명 당시 박준영은 어깨 수술 뒤 재활 과정에 있었고, 지난해 7월에야 두산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빌 수 있었다. 출발이 늦었을 뿐 단기 임팩트는 가장 큰 선수가 박준영이었다. 타율 0.228(127타수 29안타), 4홈런, 17타점, OPS 0.707을 기록했다. 3루수와 유격수로 수비가 꽤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무엇보다 장타를 생산할 수 있는 타격 능력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일단 호주 스프링캠프에서는 박준영이 유격수 0순위로 훈련을 시작할 전망이다. 김재호는 컨디션 관리 차원에서 일본 미야코지마에서 진행하는 2군 스프링캠프에 합류하기로 했다. 김재호 외에도 투수 김강률과 최승용, 김명신 등이 부상 방지 및 관리 차원에서 2군 캠프에서 몸을 만들기로 한 상황이다. 호주에서는 박준영과 함께 이유찬, 박지훈, 오명진 등이 가능성을 시험한다.

이 감독은 "사실 지난 시즌에 (김)재호하고 (이)유찬이, (안)재석이로 시작했지만, 마지막에는 재호하고 박준영이 유격수를 봤다. 올 한 해는 우리 팀에 유격수가 굉장히 중요할 것 같다. 아시다시피 유격수가 제일 중요한 포지션이니까. 내야의 사령관이기 때문에 김재호도 있고, 또 박준영에게 기대를 많이 하려고 한다. 박준영이 이번 캠프에서 부상 없이 지난해 시즌 때 보여줬던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박준영이 경기에 많이 나갈 확률이 높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같은 맥락에서 시드니에서 가장 살펴보고 싶은 선수로 박준영을 꼽기도 했다. 이 감독은 "박준영을 조금 더 가까이서 보고 싶다. 지난해는 스프링캠프를 같이 가지 않아서 제대로 볼 시간이 없었다. 이번 캠프에서 박준영의 정확한 평가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 ⓒ 두산 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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