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하다 안 하면 대타 나가는 기분…” KBO AVG 3위가 희생했다? 그건 아니지, 손아섭 마음은 ‘이해’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희생은 아니고, 당연한 거죠.”
손아섭(36, NC 다이노스)은 2023시즌 연말 시상식의 주인공이었다. 지명타자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뒤 “내년엔 외야수 골든글러브를 받고 싶다”라고 했다. 손아섭은 지난 8일 구단 신년회를 마치고 다른 외야수들의 수비 부담을 덜어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손아섭이 풀타임 지명타자를 하는 사이, 박건우나 권희동 등은 꾸준히 수비를 소화했다. 이를 두고 손아섭은 “희생”이라고 표현했다는 후문이다. 어쨌든 올 시즌 손아섭은 강인권 감독의 지시만 떨어지면 수비를 많이 하고 싶은 마음이다.
강인권 감독은 30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스프링캠프에 가서 좀 더 생각해보겠다”라고 했다. 외국인타자 맷 데이비슨이 작년 제이슨 마틴과 달리 1루수다. 때문에 NC는 올 시즌 주전 중견수를 새롭게 결정해야 한다. 두산 베어스 시절 중견수를 봤던 박건우도 후보다. 수비력만 생각하면 김성욱의 중용 가능성도 있다.
손아섭이 수비를 좀 더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건 사실이다. 그러나 박건우는 자신 역시 수비를 많이 하는 게 좋다면서, ‘희생’은 아니었다고 했다. 그는 “희생이 아니라 당연한 것이다. 야수는 수비를 해야 한다. 좌익수만 별로 본 적이 없지, 1루수도 해봤다. 수비하는 걸 좋아한다”라고 했다.
박건우는 수비를 열망하는 손아섭의 마음도 이해했다. “수비를 하다 수비를 안 하면, 대타 나가는 느낌이 든다”라고 했다. 수비에서 적절히 긴장감을 갖고 땀도 내야 타격할 때까지 좋은 리듬을 탈 수 있다고 얘기하는 선수가 많다. 손아섭도 수비를 하다 지명타자로 사실상 고정되자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박건우는 작년에 꿈에 그리던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그렇다면 2연패를 목표로 할까. 그러나 박건우는 “그건 아니다. 한번 해봤으면 됐다. 그게 최고의 목표였는데 이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직 만족하지 않는다. 여기서 한 단계 더 올라가도록 준비해야 한다”라고 했다.
고참으로서 팀 성적에 더 집중하고 싶다는 얘기다. 박건우는 “좋은 선수(에릭 페디)가 빠졌지만, 다른 선수들이 잘 해줄 것이라 믿는다. 수비에 대해선 외야수비코치님 말씀만 잘 들으면 된다. 결국 시즌에 들어가서 이 선수, 저 선수가 아프면 여기저기서 뛰게 돼 있다. 캠프에 가서 잘 준비하겠다”라고 했다.
올 시즌 NC 외야 라인업은 포수 경쟁과 함께 초미의 관심사다. 박건우가 우익수로 고정되면 손아섭은 지명타자 비중이 높아질 전망이고, 종종 박건우가 중견수로 가고 손아섭이 우익수로 뛰면 지명타자를 다양하게 쓸 수 있는 장점도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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