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운동권 청산? 가장 중요한 청산 과제는 검사독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1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내세운 ‘운동권 특권정치 청산론’에 대해 “지금 청산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는 검사 독재”라고 맞받았다. 이 대표는 “저에 대한 암살 시도, 정치 테러가 개인에 의해서 벌어진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정치테러를 초래하는 사회 분위기 등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선거제 개편 방안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 위원장이 운동권 청산이 시대정신이라며 민주당 의원들의 지역에 자객 공천을 한다’는 기자 질문에 “남의 눈의 티보다는 자기 눈의 들보를 먼저 보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 위원장에게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운동권 청산론’을 말하기 전에 국민의힘 내 ‘친윤석열계 검사 공천’ 논란을 들여다보라고 맞받은 것이다.
이 대표는 지난 2일 부산 방문 도중 흉기로 습격당한 일을 두고는 “저에 대한 암살 시도, 정치 테러가 개인에 의해서 벌어진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정치 테러라는 것은 역사 속에서도 사회 전체적인 분위기나 특정 집단들의 일종의 욕망에 따른 결과인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분(가해자)이 저에 대해 무슨 사적 감정이 있다고 백주대낮에 일년간 칼을 갈아 단검을 만든 다음에 연습까지 해가며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정확하게 목을 겨눠서 칼을 찌르겠나”라고 반문했다. 이 대표는 지난 17일 피습 보름 만에 당무에 복귀하면서도 “법으로도 죽여보고 펜으로도 죽여보고 그래도 안 되니 칼로 죽이려고 하지만 결코 죽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피습 사건의 근본 배경에 정부·검찰과 언론의 ‘이재명 죽이기’가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이어 “이런 현실을 바꾸는 첫 출발점은 권력자가 통합의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며 “상대를 인정하고 자신의 욕망과 권한을 절제하고 주어진 권한을 모두를 위해 공정하게 행사하는 길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권력을 상대를 죽이는 데 사용하니 국민도 그에 맞춰서 좀 더 격렬하게 분열하고 갈등하고 적대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메시지로 이해된다.
이 대표는 선거제 개편 방안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그는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안이고 이해관계도 있을 수 있는 일이어서 신중하게 의견을 수렴 중”이라며 “길지 않은 시간 안에 이 문제도 허심탄회하게 말씀드릴 시간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공천 과정에서 당 분열 양상이 보인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역대 어떤 선거 공천 과정에 비교해보더라도 오히려 갈등 정도나 분열 정도는 크지 않은 것 같다”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공천 과정도 통합이라는 측면을 고려하면서 그 위에서 혁신을 하는 것”이라며 “국민의 기대와 눈높이에 맞춰서 공천관리위원회가 당의 당헌·당규, 만들어놓은 시스템에 따라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당내 통합 선거대책위원회 구성 요구에 대해서는 “당연히 선대위는 통합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4·10 총선 목표를 두고는 “이번 선거가 민주당에 매우 어려운 선거라고 생각한다”며 “목표는 1당이 되는 것이고 최대로 목표치를 올린다면 151석을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 대표는 “제가 대표가 돼서 낸 성과가 무엇인지는 제 자신이 평가하기엔 적절치 않고 이번 총선 결과로 드러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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