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D램 1년만에 흑자로… “불황터널 통과”

■ 삼성전자 작년 4분기 실적
영업익 3분기 연속 증가세 기록
반도체 적자폭 1조5000억 줄어
삼성 “올해 상저하고 실적 전망
1분기 메모리 흑자 전환 예상”

유럽 최대 디스플레이 전시회 지난 30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유럽 최대 디스플레이 전시회 ‘ISE 2024’에서 관람객들이 삼성전자 전시장 입구에 설치된 ‘더 월’(The Wall)과 투명 마이크로 LED를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주력 반도체 D램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1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31일 밝혔다. 메모리 업황이 회복세에 접어들며 해당 분기 반도체 적자 폭은 1조5000억 원 이상 줄어드는 등 사실상 불황의 터널을 빠져나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힘입어 같은 분기 영업이익은 2조8247억 원을 기록하며 3분기 연속 영업이익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날 삼성전자는 4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1분기 메모리 사업은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면서 “상반기에도 선별적 생산조정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올해 실적 전망에 대해 “거시경제 불확실성과 제품별 회복 속도에 차이가 있지만, 상저하고(上低下高·하반기로 갈수록 실적 개선)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6조5670억 원으로 전년보다 84.86%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이날 공시했다.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10조 원을 밑돈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6조319억 원) 이후 15년 만이다. 연간 매출은 258조9355억 원으로 전년 대비 14.33%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3조 원에 육박(2조8247억 원)하는 등 회복세를 보였으나 1년 전보다는 34.4% 줄었다.

부문별로 보면 4분기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매출 21조6900억 원, 영업손실 2조1800억 원을 기록했다. 메모리 감산 효과가 본격화하고 가격 하락세가 멈추며 반도체 사업의 적자 폭은 대폭 감소했다. 다만 지난해 연간 반도체 적자는 14조8700억 원 규모를 면치 못했다. 메모리는 고객사 재고가 정상화되는 가운데 PC와 모바일 제품의 메모리 탑재량이 증가하고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버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반적인 수요 회복세를 보였다. 비메모리 사업인 시스템LSI는 ‘엑시노스 2400’의 갤럭시 S24 탑재 등으로 3분기 대비 매출과 손익이 모두 개선됐다. 삼성전자는 미래 성장을 위해 4분기에만 분기 최대인 7조5500억 원의 연구·개발(R&D)비를 투자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AI 반도체 시장 선점을 추진하는 등 프리미엄 리더십과 첨단공정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기술 준비도 병행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업황 악화에 따른 실적 부진에도 3년간 발생하는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의 50%를 주주환원에 활용하는 기존 주주환원 정책을 동일하게 유지하기로 했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