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9주' 개미, 세계 1위 부자 이겼다…머스크, 74조원 날릴판

윤세미 기자 2024. 1. 31.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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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법원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74조원 규모의 보상 패키지에 무효를 선언했다.

법원은 테슬라 이사회가 머스크의 통제 아래 과도한 CEO 보상 패키지를 부적절하게 승인했다고 봤다.

테슬라 이사회가 2018년 승인한 CEO 보상안에 따르면 머스크는 10년 동안 테슬라의 실적과 시가총액 등을 조합해 12개 목표를 대규모 스톡옵션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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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법원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74조원 규모의 보상 패키지에 무효를 선언했다. 법원은 테슬라 이사회가 머스크의 통제 아래 과도한 CEO 보상 패키지를 부적절하게 승인했다고 봤다. 머스크는 반발했고 테슬라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4% 가까운 급락세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AFPBBNews=뉴스1

이번 판결은 지난해 테슬라 소액 주주 리처드 토네타가 제기한 소송에 따른 것이다. 테슬라 주식 9주를 보유한 토네타는 머스크가 2018년 자신의 지배력을 남용해 과도한 보상 패키지를 얻어냈다며 델라웨어주에서 테슬라 이사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테슬라 이사회가 2018년 승인한 CEO 보상안에 따르면 머스크는 10년 동안 테슬라의 실적과 시가총액 등을 조합해 12개 목표를 대규모 스톡옵션을 받게 된다. 마지막 12단계까지 달성하면 받게 되는 스톡옵션이 3억450만주, 약 558억달러(약 74조2000억원)에 달한다. '역사상 가장 급진적인' 보상안으로 평가됐지만 발표 3년도 안 돼 시가총액 최종 목표 6500억달러를 돌파했고, 최종 실적 목표 역시 2022년 말 달성했다. 이에 따라 머스크는 3억주 넘는 스톡옵션 행사 권리를 부여받았으며 아직 행사는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소송을 담당한 캐더린 맥코믹 판사는 30일(현지시간) 판결문에서 "머스크에 대한 보상 계획이 승인되는 과정에 심각한 결함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머스크는 전형적인 슈퍼스타 CEO였다"며 "머스크가 자신에 대한 보상 패키지를 승인하는 과정을 주도했다"고 밝혔다. 테슬라 이사회가 CEO 보상 패키지를 독립적으로 결정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머스크는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절대로 델라웨어주에 회사를 설립하지 말라"면서 이번 판결에 반발했다. 항소할지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판결이 뒤집히지 않는 이상 테슬라 이사회는 머스크에 대한 새 보상 패키지를 마련해야 한다. 다만 법원 판결로 인해 새 보상 규모가 더 커지긴 어려울 전망이다.

이번 판결로 머스크는 일단 큰 타격을 입게 됐다. 보유 자산이 줄면서 세계 1위 부호 자리도 내어줄 처지다. 블룸버그는 "이 스톡옵션 가치가 511억달러로 평가된다"면서 "이를 빼면 머스크의 순자산은 1543억달러로 줄어 세계 3위로 밀려나게 된다"고 전했다.

머스크의 테슬라 지분율이 줄어 경영 과정에서 영향력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법원 판결 후 테슬라 주가가 시간 외 거래에서 4% 가까이 하락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머스크는 현재 테슬라 주식을 13% 보유하고 있으며 스톡옵션까지 포함하면 지분율이 20.6%까지 늘어날 전망이었다. 머스크는 최근 테슬라를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분야의 선두 주자로 성장시키기 위해선 의결권 25%를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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