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업고 뛰는 수상한 사람…잡고 보니 감동적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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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한 마을에서 야밤에 냉장고를 둘러메고 도로 위를 달리던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냉장고 도둑으로 오해를 받았지만 경찰 확인 결과 이 남성은 당뇨병 환자를 위한 기부금을 모으려고 마라톤 훈련을 하고 있었다.
그는 "당신 등에 냉장고가 있는 게 맞냐"는 경찰의 물음에 "런던마라톤에 참가하기 위해 훈련 중이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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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한 마을에서 야밤에 냉장고를 둘러메고 도로 위를 달리던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냉장고 도둑으로 오해를 받았지만 경찰 확인 결과 이 남성은 당뇨병 환자를 위한 기부금을 모으려고 마라톤 훈련을 하고 있었다.
2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포스트 등은 지난 7일 영국 런던 북부 하트퍼드셔주 스티버니지에서 냉장고를 짊어진 채 도로 위를 달리던 다니엘 페어브라더(34)가 경찰에 붙잡혔다고 보도했다.
당시 다니엘은 등에 약 27.5㎏짜리 냉장고를 메고 헤드라이트를 켠 채 도로 위를 달리고 있었다고 영국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그를 발견한 경찰은 경찰차를 세우고 그를 가로막았다.
그는 “당신 등에 냉장고가 있는 게 맞냐”는 경찰의 물음에 “런던마라톤에 참가하기 위해 훈련 중이었다”고 답했다. 그는 인디펜던트에 “얼굴이 빨개지고 당황스러웠다”며 “경찰들이 내가 냉장고를 훔쳤다고 생각할까 봐 걱정됐다”고 말했다. 이날은 그가 냉장고를 메고 달리기 시작한 지 이틀째였다.
다니엘은 오는 4월21일 열리는 런던마라톤에 냉장고를 메고 참가할 계획이다. 1형 당뇨병을 앓는 15년 지기 친구를 응원하기 위해서였다. 선천적으로 췌장에서 인슐린이 거의 분비되지 않는 1형 당뇨병은 평생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해 환자와 보호자가 경제적 어려움까지 가중된 이중고에 시달린다.
그는 지난해 4월 뉴스에서 영국 해병대원 샘 해먼드가 ‘가전제품을 운반하는 가장 빠른 마라톤 세계 기록’을 깬 것을 보고 도전을 결심했다. 현재 기네스 월드 레코드에 등재된 ‘가전제품을 운반하는 가장 빠른 마라톤 세계 기록’은 이 해병대원이 보유한 4시간52분10초다. 당시 이 해병대원은 군 자선 단체인 SSAFA를 위한 기금을 마련하려고 약 26.3㎏짜리 냉장고를 메고 세계 기록에 도전했다.
영화 ‘쿨 러닝’의 팬인 다니엘은 쿨 러닝에서 자메이카 봅슬레이팀이 사용했던 썰매 이름을 따서 냉장고 이름을 ‘탈룰라’로 지었다. 그의 목표는 영국당뇨병협회를 위한 기부금 1만 파운드(약 1690만원) 모금이다. 그는 현재까지 1만파운드 가운데 4284파운드(약 725만원)를 모으는 데 성공했다.
다니엘은 영국 비비시에 “절친한 친구이자 1형 당뇨병 환자인 샘을 응원하기 위한 것”이라며 “지난해 도전을 시도했지만 계획대로 되지 않았고, 더 크고 강한 모습으로 돌아오겠다고 (샘에게) 약속했다”고 말했다. 그는 인디펜던트에도 “나는 당뇨병이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몰랐다”며 “나는 당뇨병을 치료할 수는 없지만 당뇨병 치료를 돕는 돈을 모으기 위해 바보 같아 보이는 행동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니엘의 사연을 들은 경찰은 악수를 나눈 뒤 그를 응원했다. 하트퍼드셔주 경찰 관계자는 비비시에 “우리는 다니엘이 마라톤 훈련에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윤영 기자 jy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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