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명의도용 신용카드 피해에…"집배원이 손해배상해라" 소송

최성국 기자 2024. 1. 31.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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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 집배원이 신분증까지 제시하는 범행에 속아 신용카드를 당사자에게 직접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민사적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광주지법 민사22단독 채승원 부장판사는 A씨가 우정사업본부와 금은방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기각했다고 31일 밝혔다.

A씨는 '집배원이 신용카드를 자신에게 직접 전달하지 않고, 자신 명의를 도용해 재발급 받은 가족에게 건네 재산상 피해가 났다'며 우정본부를 상대로 1500만원 상당의 민사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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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등록증 도용해 카드 재발급…금은방 등서 1500만원
피해자 "집배원이 본인 확인 안 해"…법원 "피해자 잘못"
ⓒ News1 DB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우체국 집배원이 신분증까지 제시하는 범행에 속아 신용카드를 당사자에게 직접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민사적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광주지법 민사22단독 채승원 부장판사는 A씨가 우정사업본부와 금은방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기각했다고 31일 밝혔다.

A씨는 '집배원이 신용카드를 자신에게 직접 전달하지 않고, 자신 명의를 도용해 재발급 받은 가족에게 건네 재산상 피해가 났다'며 우정본부를 상대로 1500만원 상당의 민사소송을 냈다.

사정은 이렇다.

A씨는 자신의 신용카드를 '사용정지' 시킨 상태였다. 그러나 가족인 B씨는 2022년 5월 광주에서 A씨의 명의를 이용해 신용카드 재발급 신청을 했다.

같은해 6월 집배원은 지정된 신용카드 배송지로 배달업무에 나섰고, B씨는 A씨의 주민등록증 사진을 이용해 A씨인 것처럼 행세했다. 이를 믿은 A씨는 신용카드를 정상 배송 완료 처리했고, 신용카드회사도 사용정지를 풀어줬다.

B씨는 이 신용카드를 사용해 금은방에서 1147만원 상당의 금팔찌와 돌반지를 구입하는 등 4차례에 걸쳐 무단 사용했다.

이 사건으로 B씨는 사기 혐의로 입건, 벌금 3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A씨는 집배원이 제대로 본인 확인을 하지 않고, 금은방에서도 사용자를 확인하지 않아 이 사달이 났다며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고 나섰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채승원 부장판사는 "이 신용카드 사용으로 인한 원고의 손해는 가해자인 B씨의 사기 등에 의해 직접 발생한 것"이라며 "원고는 B씨에게 인적정보를 제공하고, 주민등록증 사진을 제공한 상태에서 신용카드를 사용정지만 해놓아 언제든지 범행을 할 수 있도록 방치했다. 범행에 대한 원고의 잘못도 매우 큰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같은 원고의 과실과 B씨의 계획적이고 교묘한 범행수법에 의해 집배원도 속아 신용카드를 배달한 것이기에 집배원의 과실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고의 손해와 집배원 배달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있다고도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A씨가 금은방 측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도 모두 기각했다.

채승원 부장판사는 "신용카드가맹점이 신용카드로 50만원 이상 결제할 때 신분증 제시를 통한 본인확인 의무는 폐지됐다"면서 "B씨는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비밀번호를 확보한 뒤 결제 때 원고가 한 것처럼 서명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 제출 증거만으로는 판매 직원이 신용카드 정당 사용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sta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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