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엔지니어링, 최대 영업익에도…'아쉬운 수주'

채신화 2024. 1. 31.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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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치전망대]4분기 영업이익 2699억원
2023년 연간 영업이익 1조원 육박
신규수주 목표치 73% 그쳐…해외 부진

삼성엔지니어링이 해외 사업 '덕'에 웃었다. 양질의 해외 프로젝트 매출 반영 등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넘봤다. 전년 대비 40% 늘린 것으로 역대 최대 실적이다. 매출도 6%가량 늘었다. 

그러나 해외 사업 '탓'에 울상이기도 하다. 연간 해외 수주액이 전년의 '반토막' 수준으로 쪼그라들며 목표치의 73%밖에 채우지 못해서다. 주력인 화공 부문의 실적이 주춤했고, 삼성전자 등 그룹 물량 비중이 높은 것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올해는 주력 분야에서 다시 먹거리를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엔지니어링 분기 실적./그래픽=비즈워치

영업이익 '쑥'…화공은 '주춤'

삼성엔지니어링이 이달 30일 공시한 연결재무제표(잠정)에 따르면 이 회사의 올 4분기 영업이익은 26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8% 늘었다. 이로써 1534억원(2023년 3분기)까지 내려앉았던 분기 영업이익이 한 분기 만에 다시 2000억원대로 회복됐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출발부터 기세가 좋았다. 상반기 누적 569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연간 영업이익 목표치(7650억원)의 74.5%를 채웠다. 3분기엔 사업 공정률 등에 따라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지만 3분기만에 7233억원의 이익을 내며 연간 목표치를 거의 채웠다. 

4분기엔 다시 견실한 실적을 올리며 2023년 연간 영업이익 9931억원으로 '1조 클럽' 가입을 목전에 뒀다. 역대 최대 실적이자 연간 목표액을 초과 달성(130%) 했다. 

4분기 매출은 2조8275억원으로 전년 대비 3.8%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이 늘면서 영업이익률은 전분기 6.2%에서 9.5%로 올랐다. 다만 주력 분야인 화공 부문의 매출이 감소했다. 화공은 정유 공장, 가스 생산 및 석유화학 플랜트 등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화공 부문의 매출 비중은 △2021년 52.1% △2022년 47.9% △2023년 43.3%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화공 매출은 1조425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2736억원) 대비 18.1% 줄었다. 화공에서 빠진 힘은 비화공 부문에서 보탰다. 삼성전자,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의 반도체나 바이오 공장 등 산업플랜트, 수처리 등 환경플랜트 사업인 비화공 부문의 매출은 1조7849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6660억원) 대비 7.1% 늘었다.  

연간 기준으로 보면 매출도 성장세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지난해 누적 매출은 10조6249억원으로 전년(10조543억원) 대비 5.7% 증가, 목표치(10조5000억원)를 초과 달성했다. 

연간 순이익도 전년(5953억원) 대비 16.8% 증가한 6956억원을 기록했다. 이 또한 역대 최대 규모다. 이 회사 측은 "양질의 해외 프로젝트 매출 반영과 혁신을 통한 원가 개선 등으로 안정적인 실적 흐름을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남궁홍 삼성엔지니어링 대표 / 그래픽=비즈워치

신규 수주 '반토막'…해외 다시 빛 볼까

다만 미래 매출 격인 일감은 충분히 수주하지 못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지난해 4분기 신규 수주액은 2조342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7679억원) 대비 46% 감소했다. 연간 수주액도 8조7913억원으로 연간 가이던스(12조원)의 73.3% 달성에 그쳤다. 

연초 기세와는 대조적인 분위기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초 카타르에서 1조6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에틸렌 플랜트 EPC(설계·조달·시공)를 수주하며 중동에서 새해 첫 낭보를 전했다. 그러나 뜨거운 분위기가 1년 내내 이어지진 못했다. 

아랍에미리트(UAE) 하일앤가샤 가스전 프로젝트 업무계약 해지, 사우디아라비아 파드힐리 가스전 확장 프로젝트 입찰 지연 등이 영향을 미쳤다. 무엇보다 '해외' 수주에서 크게 뒷걸음질 쳤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해외건설통합정보서비스 통계에 따르면 삼성엔지니어링은 2022년만 해도 약 40억달러(5조7774억원)의 해외 건설 공사를 수주하며 삼성물산에 이어 2위에 올랐다. 그러나 지난해엔 5위로 내려앉았다. ▷관련기사: '현대차' 건설 형제, 해외수주 4년만에 '삼성' 제쳤다(1월30일)

이 회사의 2023년은 해외 수주액은 2조4456억원으로 수주 목표(6조원)의 40.8%에 그쳤다. 전체 수주에서 해외가 차지하는 비중도 27.8%로 전년(56.5%) 대비 반토막 났다. 

2023년말 수주 잔고도 16조8149억원으로 전년(17조9017억원)말보다 줄었다. 다만 사우디 파드힐리 프로젝트 입찰 결과가 올 1분기 예정돼 있는 만큼 화공 수주잔고가 상반기 중 증가할 것으로 기대됐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지난해 일부 프로젝트 입찰 연기 등이 있기도 했지만 수익성 중심의 선별 전략대로 가고 있다"며 "수주 잔고도 넉넉하고 올해는 EPC 연계 수주 등 수익성이 괜찮은 프로젝트 수주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올해 △에너지 전환 신사업 분야 기술 투자 등에 2000억원 △설계와 기자재 제작 자동화 등 EPC 수행 혁신에 1300억원 △업무프로세스 자동화 및 고도화에 400억원 등 총 37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혁신 기술 기반의 수행 경쟁력 차별화를 통해 안정적 실적을 이어갈 계획"이라며 "미래 지속성장을 위한 에너지 트랜지션 분야의 기술 확보와 투자, 사업화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채신화 (csh@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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