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즈→NC→두산→키움→삼성 '39세 독기'... 과소평가 정면 돌파 선언 "판단 잘못됐다는 걸..."

심혜진 기자 2024. 1. 31.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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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임창민./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마이데일리 = 심혜진 기자]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은 베테랑 투수 임창민(39)이자신을 향한 과소평가에 정면으로 맞선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독기가 충만했다.

임창민은 3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삼성의 스프링캠프진인 일본 오키나와로 출국했다.

출국에 앞서 만난 임창민은 "평소 준비한대로 준비를 했다. 올해는 몸이 괜찮더라. 그래서 무게를 조금 올렸다. 변화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고 말했다.

2008년 우리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에 입단한 임창민은 NC 다이노스, 두산 베어스 그리고 지난해 다시 친정팀인 키움으로 돌아갔다. 4팀을 거치며 통산 487경기 평균자책점 3.73에 27승29패 57홀드 122세이브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키움에서 마무리 투수로 51경기 2승2패 26세이브 평균자책점 2.51의 성적을 마크했다.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획득하며 시장에 나왔다. 그러나 원 소속팀 키움과 협상은 지지부진했다.

결국 해를 넘기고서야 팀을 구했다. 불펜 보강이 필요한 삼성이 손을 내민 것이다. 1월 5일 계약기간 2년, 총액 8억원(계약금 3억원·총연봉 4억원·인센티브 1억원) 조건으로 계약을 맺었다.

임창민은 "(이종열) 단장님께서 왜 이렇게 내게 구애하는지 잘 몰랐다. 다른 구단은 나와 컨택만 하고 끝났다. 하지만 삼성은 달랐다. '왜 이 사람(이종열 단장)이 이렇게까지 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태도에 (삼성으로 가자고) 마음을 바꿨다"고 계약 배경을 설명했다.

삼성의 강한 구애는 임창민에게 큰 동기부여가 됐다. 그는 "(FA 협상에서) 다들 내 나이 때문에 가치를 깎아내리더라"면서 "난 그게 참 즐거웠다. 올해 잘하면 반전시킬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난 올 시즌 그런 사람들의 판단이 잘못됐다는 걸 증명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자신감을 전했다.

임창민./삼성라이온즈

지난해 삼성은 8위(61승1무82패)로 시즌을 마감했다. 가장 큰 약점은 불펜이었다. 불펜 평균자책점은 무려 5.16으로 최하위는 물론 유일한 5점대 방어율이었다. 그리고 최다 38번의 역전패를 기록해 이기고 있어도 불안한 상황이 지속됐다.

때문에 삼성은 오프시즌 불펜 보강에 초점을 맞췄다. 그 결과 마무리 투수 경험이 있는 김재윤과 임창민을 영입했고, '끝판왕' 오승환을 잔류시키는데 성공했다. 마무리 투수만 3명이 된 셈이다.

임창민은 "생각보다 너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면서 "내 뒤에 훌륭한 투수 두 명(오승환·김재윤)이 버티고 있어 든든하다. 내가 두 투수에게 잘 연결만 해주면 될 텐데, 어떤 시즌을 보낼지 궁금증이 크다"고 밝혔다.

박진만 감독 역시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쓸 수 있는 카드가 많이 생겼다. 누구를 마무리 투수로 써야 할지는 캠프에서 정할 예정이다.

다만 임창민은 보직에 크게 연연하지 않았다. 그는 "내가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건 아니지 않은가. 큰 생각은 없다. 굳이 마무리 투수를 맡아 고생하고 싶지 않다"고 웃어보였다.

이어 "아무래도 마무리 투수는 심리적인 부담이 큰 대신 몸 관리가 편하다. 마무리 투수 앞 투수들은 몸은 힘들어도 심리적 부담감이 덜하다. 내 나이가 적지 않으니까 감독님과 트레이닝파트에서 잘 관리해 줄 것 같다. 부담감도 적고 몸도 조금 편하게 하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은 있다"고 전했다.

올 시즌 목표에 대해서는 "팍크 팩터는 어쩔 수 없다. 개인 기록은 올라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바라는 것은 블론 숫자를 줄이는 것이다. 점수를 주더라도 리드 상황을 뺏기지 않게 하겠다"며 "개인 목표는 그저 팀 성적이다. 블론세이브를 최대한 줄여서 팀이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힘을 보탤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개인 성적은 고참에게 의미가 없다. 팀 성적이 안 좋은데 개인 성적만 좋으면 '야구 그만할 때 됐다'는 말이 나온다. 팀과 개인 성적이 모두 좋다면 '너도 잘했다'라는 칭찬을 받을 수 있다. 그래서 팀 성적이 최우선이다"고 각오를 전했다.

키움 히어로즈 시절의 임창민./마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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