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잡,싸웁..아시안컵 관중석 아랍 패션 알쓸신잡[함영훈의 멋·맛·쉼]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간 아시안컵 축구대회 16강전이 벌어진 31일 새벽(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 운집한 사우디, 카타르 등 다양한 모습의 중동 관중들은 저마다 다른 이유로 사우디와 한국을 열렬히 응원했다.
밤새 TV를 지켜보던 우리 국민은 골이 들어가거나 아슬아슬한 장면, 골대를 코앞에 두고 서로 양보하는 한국 선수들의 아쉬운 장면에 희비가 교차하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관중석의 다양한 중동 복색도 구경했을 것이다.
유럽, 미국, 아시아 관중석은 얼굴생김새 말고는 복색에서 별 차이가 없는데, 중동 경기에서만 관중석의 풍경이 확 달라진다.
중동에서 열리는 국제경기 관중석은 무슬림 의상의 패션쇼 무대이기도 하다. 마치 사우디의 성지 메디나에 모인 전 세계 무슬림들이 저마다 다른 복색을 보이며 패션 경연장을 방불케 하듯.
가장 많이 보이는 것은 ‘싸웁’이다. 바로 중동 남성들이 가장 많이 입는 흰옷이다. 어찌보면 조선시대 우리 선비들의 옷과 비슷한 면도 있다.
싸웁을 입을 때엔 작은 속모자 ‘타키야’, 붉은 체크무늬 마후라 ‘슈막’ 혹은 ‘구트라’, 타키야와 슈막이 고정되도록 얹어주는 검정색 링 ‘이깔’ 등을 함께 착용한다.
싸웁은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고, ‘이깔’은 주로 염소털로 만들어졌으며, 초기에는 낙타 고삐줄을 사용하기도 했다.
슈막을 쓰고, 이깔을 얹는 이유는 모래바람에 날아가는 것을 막기 위한 일종의 보호구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여성들은 히잡을 쓴다. 우리의 머플러를 얼굴에 둘러 적당히 고정시킨다. 남성중심의 사회에서 여성을 보호한다는 뜻이 담겼다. 종교적 성향, 나이, 계층 등에 따라 그 모양이나 색이 다양하다. 히잡은 머리와 가슴 일부분만 가리고 얼굴을 드러내는 특징을 갖는다.
히잡은 나라마다, 규율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신장위구르 등지에선 다양한 색상의 보자기 즉, 우리의 머플러 비슷한 것을 머리에 묶기만 해도 된다.
이집트의 경우 콥트교(정통 가톨릭에 지역 공동체 문화가 가미된 이집트 정교회)의 미사포와 히잡은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비슷하다. 가톨릭 교회에 무슬림들이 대거 방문하고, 콥트교 신자도 모스크에 흔하게 구경간다. 이집트 히잡과 미사포의 유사성에서 우리는 문명화해의 한 조각을 본다.
한국인 여성이 아랍 성지를 여행하더라도 머플러 하나 가볍게 착용만 하면 환대를 받는다.
중앙아시아 쪽 히잡은 별도로 키메쉑이라고 불린다. 형태가 조금 다르다. 키메쉑은 하얀 천으로 만들며 나이에 따라 장식되는 모습이 달라지는데, 대개 황금빛 실로 장식되어 있다. 전통 카자흐스탄 여성들은 잔치나 순례 및 공식 행사에 반드시 키메쉑을 착용한다.
대부분의 중동국가에서 ‘아바야’라고 칭하고, 이란에서는 ‘차도르’라 이르는 여성 의상은 여성용 두루마기 같은 검은색 정장 외출복이다. 수니파 원리주의자들이 많은 사우디에서 흔히 발견되는데, 여성 패션 자유화 조치이후 짙은 갈색, 곤색 옷감을 덧댄 아바야도 많이 발견된다.
이란과 말레이시아 등지는 좀더 여성패션이 자유롭다. 청바지에 티를 입고, 머플러만 두른 여성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부르카는 아바야 보다 더 몸을 많이 가리는데, 눈 부분도 망사로 만든 통옷이다. 중동과 중앙아시아 사이,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에서 보인다. 점차 부르카 착용 여성들은 줄어들고 있다.
눈 만 보이는 정장 아바야, 부르카를 입었다고 해서, 근엄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10대든 50대든 아랍 여성들은 재미있으면 깔깔대고, 즐거우면 춤도 출 정도로 활달하다. 의상이 주는 편견을 가질 필요가 없는 흔한 소녀, 아줌마들이다.
중동에 K-팝 마니아들이 많은 점에서도 알수 있다. 사우디 소녀들은 아랍 복색을 한채 블랙핑크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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