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 장면 담긴 니콜 키드먼 주연 드라마, 홍콩에서 못 본다"

'엑스팻' 스틸

할리우드 톱스타 니콜 키드먼 주연의 아마존 드라마가 홍콩에서 촬영됐으나 현지에서는 볼 수 없게 돼 검열 의혹이 제기된다고 AP통신이 31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6일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OTT) 아마존 프라임을 통해 공개된 드라마 '엑스팻' 1, 2부는 홍콩에서 시청이 불가한 상태다. 홍콩에서 이 영상을 시청하기 위해 클릭하면 "이 영상은 현재 당신의 지역에서 이용할 수 없다"는 메시지가 뜬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엑스팻은 고국이 아닌 외국에 거주하는 국외 거주자(expatriate)를 뜻한다. 니콜 키드먼은 극중 남편, 세 자녀와 함께 2014년 홍콩으로 이주한 주인공 마거릿 역을 맡았다.

'엑스팻' 1부에는 홍콩인들이 광둥화(캔토니즈)로 "진정한 보통 선거를 원한다"고 외치며 시위하는 모습이 짧게 담겼다.

앞서 공개된 예고편에는 군중이 우산을 들고 있는 장면이 담겼는데, 이는 2014년 행정장관에 대한 직선제를 요구했던 홍콩 '우산혁명'을 연상시킨다고 AP는 전했다.

AP는 '엑스팻'이 홍콩에서 차단된 것에 대해 "홍콩 당국이 개입한 것인지, 관련 회사들이 자체적으로 결정한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면서도 "시민의 자유가 빠르게 줄어드는 홍콩에서 검열에 대한 의혹을 촉발한다"고 짚었다.

이어 "홍콩은 2019년 반정부 시위 이후 정치적 발언에 대한 통제를 강화했고 2020년 중국은 독립 주장 등 정치 활동을 범죄화하는 홍콩국가보안법을 통과시켰다"며 "이후 활동가 수백 명이 체포되거나 망명을 떠났고 반대파 성향 언론은 강제로 문을 닫아야 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해 2월에는 디즈니플러스(디즈니+)가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에서 중국의 강제 노동 수용소를 언급한 에피소드를 홍콩 서비스에서 삭제한 바 있다. 2021년에도 홍콩 서비스에서 톈안먼 민주화 시위에 관한 내용을 담은 '심슨 가족'의 에피소드를 삭제하기도 했다.

또 지난해 3월에는 영국 공포영화 '곰돌이 푸: 피와 꿀'의 홍콩 상영이 갑자기 취소됐다. 이에 로이터는 중국 당국이 과거 '곰돌이 푸' 캐릭터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비교하는 움직임이 일자 해당 캐릭터를 검열 대상으로 삼았다고 연관 짓기도 했다.

YTN 이유나 (ly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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