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에 병실 들어온 의사가 ‘총기난사’…알고 보니 변장한 이스라엘군

김상준 기자(kim.sangjun@mk.co.kr) 2024. 1. 31.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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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색 가운을 입은 의사의 손에는 돌격 소총이 들려있다.

뒤따라 오는 환자는 한 손에 휠체어를, 다른 한 손에 소총을 들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 팔레스타인 보건부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서안지구 이븐 시나 병원에서 의사와 환자 등으로 변장한 후 침투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소속 대원 3명을 사살했다.

변장한 상태라 병실 환자들은 의심하지 못하고 문을 열어준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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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인 척하고 하마스 대원 사살
이스라엘 “테러 꾸미고 있었다”
병원측 “치료 중이던 환자일뿐”
국제법 위반 논란 재점화할 듯
30일(현지시간) 새벽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이븐 시나 병원에서 이스라엘군이 의사 등으로 변장해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갈무리]
하얀색 가운을 입은 의사의 손에는 돌격 소총이 들려있다. 뒤따라 오는 환자는 한 손에 휠체어를, 다른 한 손에 소총을 들고 있다.

파란색 수술복을 입은 의사, 무슬림 복장의 사람들 모두 소총으로 무장한 채 한 병실로 집결한다. 모두 변장한 채 암살 작전을 수행 중인 이스라엘 군인들이다.

30일(현지시간) 새벽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이븐 시나 병원에서 이스라엘군이 의사 등으로 변장해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갈무리]
30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 팔레스타인 보건부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서안지구 이븐 시나 병원에서 의사와 환자 등으로 변장한 후 침투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소속 대원 3명을 사살했다.

이스라엘군은 사살한 3명이 하마스와 이슬라믹 지하드 소속 무장대원이라고 밝혔다. 하마스 알카삼 여단 소속 모하마드 왈리드 잘람나는 테러를 계획하고 있었으며, 병상 근처에서 권총이 발견됐다고 했다.

나머지 2명은 형제다. 바실 알가자위와 모하메드 알가자위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이슬라믹 지하드 소속으로 알려졌다.

CCTV 영상과 병원측의 설명을 종합하면 10여명의 변장한 이스라엘 군인들은 이날 새벽 5시30분께(현지시간) 병원에 침입해 사망자들이 자고 있는 병동 3층으로 조용히 이동했다.

이들은 병실에 벨을 누르고 태연하게 안으로 들어섰다. 변장한 상태라 병실 환자들은 의심하지 못하고 문을 열어준 모양이다.

나지 나잘 이븐 시나 병원장은 “이스라엘군은 자고 있던 3명의 남성을 즉결 처단했다”며 “그들은 머리를 쏴 남성들을 즉사시켰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사망자 가운데 1명인 바실 알가자위는 지난해 10월25일부터 척추 부상으로 인한 마비 증세로 입원한 환자였다.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즉각 성명을 내고 “점령군(이스라엘군)이 병원 내에서 새로운 유형의 학살을 벌이고 있다”며 유엔에 의료 기관 보호를 보장해달라고 촉구했다.

또다시 이스라엘의 국제법 위반 논란이 불거질 전망이다. 국제법은 전쟁 중에도 병원에 대한 공격은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에 무장대원들이 병원을 은신처와 작전 본부 등으로 활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정 병원이 테러 행위에 활용되는 경우, 그 병원은 국제법에 의해 보호받지 못한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우리는 병원을 전장으로 만들고 싶지 않다”며 “하지만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등에서 병원이 테러리스트들의 은신처가 되는 일을 용납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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