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도 못내는 자영업자 작년 두배 늘어

2024. 1. 31.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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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원리금을 납부하지 못한 '부실차주' 자영업자의 수가 최근 1년 새 두 배가량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3만1375명까지 불어난 자영업 부실차주는 2020년 말 기준 2만3520명으로 급감했다.

그러나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새출발기금의 혜택이 적용된 채무액은 2조원 수준으로, 전체 자영업 대출 부실 위험액(11조5151억원)의 18%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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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B·나이스 ‘자영업자 대출 현황’
90일이상 연체 3만명대 늘어나
매출부진·고금리 이자 가중 영향
정부 새출발기금 대상자 확대

대출 원리금을 납부하지 못한 ‘부실차주’ 자영업자의 수가 최근 1년 새 두 배가량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몇 년째 이어지는 매출 부진에 고금리 이자 타격이 가중된 영향이다. 문제는 건전성 악화가 가속화되는데도 대출 수요가 여전한 데다, 실질적인 자영업 대출 금리 부담도 줄어들 기미가 없다는 것이다.

▶자영업 부실차주 1년 새 90%↑...부실 위험액 115% 늘어=3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성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코리아크레딧뷰로(KCB)·NICE(나이스)평가정보로부터 받은 ‘자영업자 대출 현황’ 자료를 종합하면 지난해 기업대출을 보유한 개인(자영업자) 중 금융사 대출을 90일 이상 연체한 부실차주의 수는 지난해 11월 말 기준 6만3649명으로 2022년 말(3만3390명)과 비교해 3만259명(9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추세와 비교해 급격히 빠른 속도다. 2019년 3만1375명까지 불어난 자영업 부실차주는 2020년 말 기준 2만3520명으로 급감했다. 이후 2021년 2만446명으로 증가 전환했지만, 926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듬해인 2022년 또한 8944명이 늘어나 지난해 증가폭(3만259명)의 4분의1 수준에 불과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줄어든 소비가 쉽사리 회복되지 않는 상황에서 지난해부터 고금리 부담이 본격적으로 커진 영향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되기 전인 2021년 2분기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새로 취급한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금리는 2.44~3.51% 수준이었다. 하지만 2년 후인 2023년 2분기에는 5.24~6.01으로 상·하단 각각 2.5%포인트, 2.8%포인트 늘었다.

부실 위험액(부실차주 채무액) 또한 급증했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부실차주의 채무액은 11조5251억원으로 2022년 말(5조3590억원)과 비교해 6조1660억원(115%) 증가했다. 부실차주 수보다 채무액이 더 빠른 속도로 오르며, 개인 부담도 커졌다. 부실차주 1인당 채무액은 지난해 11월 말 기준 1억8100만원으로 2022년 말(1억6049억원)과 비교해 2057만원(12.8%) 늘었다.

▶“신용위험 높은데” 자영업자 대출 수요 더 늘어난다=주목할 점은 경기 둔화 및 고금리로 인해 자금수요가 급한 자영업자들의 대출 수요가 끝 모르고 계속된다는 것이다. 한국은행 대출행태서베이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소기업(개인사업자 포함) 대출수요지수 전망치는 25로 지난해 4분기(8)와 비교해 17포인트 상승했다. 대기업과 가계주택대출의 수요지수 전망치가 각각 3, 8인 것을 고려하면,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다. 해당 지수는 0보다 높으면 대출수요 증가를, 마이너스(-)일 경우 그 반대를 의미한다.

한국은행은 “일부 업종(건설업·숙박음식업) 및 영세 자영업자의 채무상환능력 저하 등으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높은 수준의 신용위험이 전망된다”면서도 “기업 대출수요는 운전자금 수요가 지속되는 가운데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 지속 등으로 증가세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고금리가 적용된 지난해 하반기에도 자영업 대출은 꾸준히 증가세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자영업 대출(기업대출 보유한 개인 대출액) 잔액은 737조3595억원으로 9월 말(733조1059억원)과 비교해 4조2536억원(0.58%) 늘었다. 이 중 대부분은 상대적으로 고금리에 속하는 비은행권 대출이었다. 실제 같은 기간 5대 은행의 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은 1조2759억원 증가해 전체 자영업 대출 증가폭의 30%에 불과했다.

▶금융권은 대규모 ‘이자 캐시백’...새출발기금 대상 확대도=자영업자 부실 위험이 대두되면서 은행권에서는 2조원, 제2금융권은 3000억원 규모의 이자 캐시백 혜택을 제공하는 등 지원책을 넓히고 있다. 다만, 부실차주 채무액 대부분이 2금융권에 집중된 가운데, 은행권 고객에 혜택이 집중돼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아울러 근본적인 자영업 대출 금리 인하에는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건전성 부담이 금융사 대출의 가산금리 책정에 반영되는 것을 고려할 때, 전반적 금리 인하가 시작되더라도 연체율이 높은 개인사업자대출은 더디게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무리해 금리를 낮출 경우, 신규 유입이 되레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0.56%로 가계대출(0.39%)과 비교해 높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부실차주 및 부실우려차주 자영업자에 채무조정 프로그램 ‘새출발기금’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새출발기금의 혜택이 적용된 채무액은 2조원 수준으로, 전체 자영업 대출 부실 위험액(11조5151억원)의 18%에 불과하다. 이에 정부는 내달부터 새출발기금의 대상자 요건 중 코로나19 피해 항목을 폐지했다. 대상자를 확대해, 신청자 유입을 더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김광우 기자

w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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