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560억달러 토해내야 할 판…그에게 무슨 일이?

테슬라 주식 9주 보유한 소액 주주와 법정 다툼
소송 제기한 리처드 토네타 “머스크의 임금 패키지는 고액”
델라웨어주 법원 “소송 당사자 합의 있을 때까지 임금 패키지 무효”
판결 이후 머스크 “델라웨어에 회사 설립하지 마라”
항소 예정이어서 최종 판결은 상급 법원에서 이뤄질 예정

30일(현지시각) 델라웨어주 법원은 560억달러에 달하는 머스크의 임금 패키지를 무효화한다고 판결했다. AP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테슬라 주식 9주를 보유한 소액 주주의 소송에 560억달러(한화 약 74조원)를 뱉어야 할 위기에 처했다.

미국 델라웨어주 법원은 30일(현지시각) 560억달러에 달하는 머스크의 임금 패키지를 무효화한다고 판결했다.

캐서린 매코믹 판사는 판결문에서 “머스크의 급여 패키지가 테슬라 이사회에 의해 부적절하게 책정됐다”고 판결했다.

또 “소송 당사자의 합의가 있을 때까지 머스크의 임금 패키지를 무효화한다”고 밝혔다.

이번 소송은 테슬라 주주인 리처드 토네타에 의해 제기됐는데, 그는 단 9주의 테슬라 주식을 가지고 있다.

토네타는 소장에서 테슬라가 지난 2018년 머스크에게 부여한 CEO 급여 패키지가 역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로 고액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2018년 테슬라 이사회가 머스크에 대한 560억달러 보상 패키지 지급안을 승인하면서 중요 정보를 주주들에게 공개하지 않았다며 2022년 10월에 소송을 걸었다.

보상 패키지에 따르면 머스크는 테슬라에서 월급과 보너스를 받지 않는 대신 회사 매출과 시가 총액 등의 목표 달성 여부에 따라 12차례에 걸쳐 최대 1억1000만 주의 스톡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데, 토네타는 4년 전 머스크가 이사회에 압력을 행사해 보상안 승인을 유도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머스크의 친동생이 테슬라 이사로 있는 등 테슬라 이사회의 독립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네타는 주가가 오를 때 머스크에게 테슬라 주식을 대거 취득할 수 있는 권리(옵션)를 부여한 것을 문제로 짚었다.

소송에서 미국 법원은 토네타의 의견이 타당하다고 봤다.

2022년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이후 이 소송의 중요성이 더 커졌다.

토네타는 테슬라의 주가가 급락하고 전기차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에 매달리며 테슬라 CEO의 임무를 소홀히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주주들이 머스크에게 고액의 연봉 지급을 허락한 것은 테슬라에 집중하라는 것인데, 머스크가 이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머스크는 이와 관련해 “전기차 산업에 대한 나의 영향력이 고액 급여를 정당화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머스크는 판결 직후 자신의 엑스(X·구 트위터)를 통해 “델라웨어주에 회사를 설립하지 말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머스크가 항소할 예정이어서 최종 판결은 상급 법원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백진호 온라인 뉴스 기자 kpio99@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