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고병원성 조류독감 'H5N1' 변이, 인체감염 가능성 있다

문세영 기자 2024. 1. 31.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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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인플루엔자(조류독감) 바이러스 인체감염 사례가 해외에서 증가하고 있다.

최 센터장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수용체 중 특정 아미노산 치환(변이)으로 인해 포유류 및 인체감염 가능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바이러스로 변화할 수 있다"며 "이러한 변이가 아시아 지역에서 점차 증가하고 있음을 실험과 대용량 유전체 정보 분석을 통해 규명했다. 바이러스 진단법 개발과 인체감염에 대비할 수 있는 백신 개발연구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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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과학연구원
기존 조류독감 바이러스(HA-193N)와 변이 바이러스(HA-193D)를 동량으로 페렛에게 감염시키자 시간이 지나면서 HA-193D가 우세하게 증식했다. IBS 제공.

조류인플루엔자(조류독감) 바이러스 인체감염 사례가 해외에서 증가하고 있다. 국내에는 아직 감염자가 없지만 인체감염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최영기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 신변종바이러스연구센터 센터장 연구팀이 국내에서 발생한 H5N1형 고병원성 조류독감 바이러스를 분석해 변이로 인해 병원성이 증가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31일 밝혔다. 

아시아 지역은 겨울 철새가 주로 조류독감 바이러스를 전파한다. 전파 과정에서 다양한 재조합을 통해 돌연변이 바이러스가 만들어지면 종간장벽을 넘어 인체감염을 일으키기도 한다. 조류독감 바이러스는 20세기 3회, 21세기 1회 팬데믹을 일으킨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인체 감염성에 대한 연구는 필수다. 

연구팀은 2021년 국내에서 발생한 H5N1형 바이러스 유전자를 분석해 숙주 세포 수용체에 결합하는 부위인 항원성 돌기 ’헤마글루티닌‘에 변이가 생겼음을 발견했다. 기존 바이러스와 변이 바이러스의 세포 수용체 결합력을 비교한 결과 변이 바이러스는 포유류 수용체에서 향상된 결합력을 보였다. 

조류(닭) 대상 실험에서는 기존 바이러스와 비슷한 증식성과 병원성을 보였으나 쥐, 페렛 실험에서는 증식성과 병원성이 높아졌다. 페렛에게 기존 바이러스와 변이 바이러스를 동량으로 혼합해 감염시키자 시간이 지날수록 변이 바이러스가 우세하게 증식했다. 페렛 사이에 직접 접촉을 통한 바이러스 전파도 일어났는데 전파가 된 바이러스는 모두 변이 바이러스였다. 

연구팀은 인체감염 가능성도 평가했다. 인체 유래 기관지 상피세포 오가노이드에 바이러스를 감염시켜 분석한 결과, 변이 바이러스는 인체 유래 인플루엔자와 비슷한 감염 양상과 증식성을 보였다. 바이러스에 생긴 변이가 인체감염 가능성을 증가시켰다는 의미다.

최 센터장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수용체 중 특정 아미노산 치환(변이)으로 인해 포유류 및 인체감염 가능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바이러스로 변화할 수 있다”며 “이러한 변이가 아시아 지역에서 점차 증가하고 있음을 실험과 대용량 유전체 정보 분석을 통해 규명했다. 바이러스 진단법 개발과 인체감염에 대비할 수 있는 백신 개발연구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8일 국제학술지 ‘신종 미생물 및 감염’ 온라인판에 실렸다. 

(왼쪽부터) 최영기 IBS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 신변종바이러스연구센터장, 장승규 학생연구자(제1저자), 김영일 연구위원(제1저자). IBS 제공.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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