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얘기, 안 나오게 던져야” KIA 150km 왼손 파이어볼러의 화두는 체인지업…美유학이 좋았구나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무브먼트가 좋게 나오더라.”
이의리(22, KIA 타이거즈)가 미국 시애틀 드라이브라인에 다녀온 효과를 톡톡히 볼까. 드라이브라인에는 자신의 매커닉을 운동역학, 과학적으로 분석해 데이터화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폼을 찾을 수 있고, 자연스럽게 구종의 미세한 움직임 변화까지 체크할 수 있다.
이의리는 드라이브라인을 통해 체인지업의 그립을 바꾸기로 결심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립을 바꿨더니 움직임이 훨씬 좋아졌다는 결론이 나왔기 때문이다. 30일 인천국제공항에서 호주 캔버라 스프링캠프를 떠나기 전 “무브먼트가 좋게 나왔다. 드라이브라인이 되게 과학적이다. (체인지업 그립을 바꿔야 하는)이유를 찾았다”라고 했다.
이의리는 2023시즌에도 제 몫을 했다. 28경기서 11승7패 평균자책점 3.96을 기록했다. 131⅔이닝을 소화했다. 잔부상도 있었고, 제구 기복으로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한 날도 있었다. 그는 “이 얘기(제구 기복)를 안 나오게, 잘 던져야 한다”라고 했다.
체인지업이 돌파구가 될 수 있다. 빠른 공이란 장점이 있기 때문에, 체인지업으로 타자들의 약한 타구 혹은 헛스윙을 유도하기 시작하면 유리한 볼카운트를 잡을 수 있다. 그러면 제구에 대한 부담을 덜 수도 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이의리의 체인지업 피안타율은 작년에도 0.190으로 수준급이었다. 2022시즌 0.265보다 확연히 좋았다. 여기서 더 좋아지면, 빠른 공 위력이 극대화될 게 확실하다. 오른손타자들이 상당히 부담을 가질 수 있다.
임기영이 작년에 체인지업 그립을 바꿔 대박을 쳤다. 이의리는 “기영이 형에게도 물어보고 그랬다”라고 했다. 그러나 이것만 의존해선 곤란하다. 이의리 역시 “그것만 준비할 수 없다. 미국에서 많은 얘기를 들었고, 생각도 했다. 너무 기록만 따라가려고 하지 않는다. 내 자신에게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했다.
피치클락 도입이 유보됐다. 그러나 곧 KBO리그에 도입될 게 확실하다. 투수들에게 불리하다는 평가가 많다. 이의리는 “불리한 와중에 좋은 성적을 내면 내 가치가 더 높아질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려고 한다”라고 했다.
이의리는 매년 마음 속에 새기는 자신만의 목표가 있다. 그러나 그걸 외부에 밝히지 않는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그는 “달성하면 올해 목표가 무엇이었는지 얘기하겠다. 건강하게 시즌을 마무리하고 싶다. 기대 큰 만큼 보답하겠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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