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지난해 4분기 D램 흑자전환…올해 성장 '드라이브' 건다
지난해 4분기 매출 67조7799억 원·영업익 2조8247억 원
'반도체 한파'로 연간 영업익 85%↓
R&D 비용은 '분기 최대'
[더팩트|최문정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내내 이어진 '반도체 한파'의 영향을 벗어나고 있다. 특히 주요 메모리 반도체인 D램의 경우, 지난해 4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반등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31일 지난해 4분기 매출 67조7799억 원, 영업이익 2조8247억 원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81%, 34.40%씩 줄었다.
이는 당초 시장 전망치를 다소 밑도는 실적이다. 앞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3조7441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을 것이라 전망했다.
2023년 연간 실적은 매출 258조9355억 원, 영업이익 6조567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4.33%, 84.86%씩 감소한 수치다.
삼성전자의 실적을 사업부문별로 살펴보면,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지난해 4분기 매출 21조6900억 원, 영업손실 2조1800억 원을 기록했다. 4분기에도 적자를 기록하긴 했지만, 3분기보다는 적자 규모를 1조5700억 원 가량 줄였다.
메모리 반도체 지난해 4분기 쌓여있던 고객사 재고가 정상 수준으로 내려가는 가운데, PC와 모바일 제품의 메모리 탑재량이 증가하는 흐름을 보였다. 특히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등장과 함께 서버 수요가 증가하며 전반적인 수요 회복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업황에 대응해 고대역폭메모리(HBM)와 DDR5 등 첨단공정 제품 판매를 확대했다. 이에 따라 D램 재고가 개선되며 지난해 4분기 D램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시스템LSI는 스마트폰 재고 조정이 마무리되면서 부품 구매 수요가 증가하고 신규 개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 2400'이 주요 고객사 플래그십 모델에 적용되면서 지난해 3분기 대비 매출과 손익이 모두 개선됐다.
파운드리는 고객사 재고 조정과 글로벌 경기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실적 부진이 이어졌다. 다만, 지난해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부문에서 연간 최대 수주 실적을 경신하며 성장 가능성을 입증했다. 파운드리의 경우, 초미세 공정인 3나노미터(1㎚=10억 분의 1m)와 2나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을 확보해 고성능컴퓨팅(HPC) 중심으로 판매 비중과 신규 수주를 늘렸다.
가전과 스마트폰 등 세트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사업부문은 반도체 한파로 어려움을 겪는 DS부문 대신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DX부문은 지난해 4분기 매출 39조5500억 원, 영업이익 2조6200억 원의 실적을 올렸다.
모바일 사업을 담당하는 MX사업부는 인플레이션과 불안정한 국제정세 속에 지난해 3분기 공개한 폴더블(접고 펼치는) 스마트폰 '갤럭시Z폴드5'와 '갤럭시Z플립5' 등 신모델 출시 효과가 둔화해 판매량이 다소 줄었다. 다만, 태블릿 제품은 신모델을 중심으로 출하량이 늘었고, 웨어러블 제품도 연말 성수기에 대응해 견조한 판매를 유지했다. 네트워크는 국내뿐만 아니라 북미와 일본 등 해외시장 매출이 늘었다.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의 경우 전반적인 TV 시장 수요 정체와 경쟁 심화에 따른 제반 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소폭 감소했다. 생활가전은 시스템에어컨 중심으로 기업간거래(B2B) 사업이 성장하고 비스포크 등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판매 비중이 개선됐지만, 수요 역성장 속에 경쟁이 심화되면서 실적은 둔화됐다.
자회사 하만은 지난해 4분기 매출 3조9200억 원, 영업이익 3400억 원을 기록했다. 소비자향 오디오 제품의 판매 확대가 실적을 이끌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분기 매출 9조6600억 원, 영업이익 2조100억 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패널에서 주요 고객사 신제품에 적기 대응했고, 하이엔드 제품 비중을 확대했다. 대형은 수요 약세가 이어졌지만 연말 성수기 TV 판매 증가로 적자폭이 완화됐다.
삼성전자는 녹록지 않은 경영환경 속에서도 미래 성장을 위한 연구개발(R&D) 비용으로 지난해 4분기 7조5500억 원을 집행했다. 이는 분기 기준 최대치다.
같은 기간, 시설투자비용은 16조4000억 원이다. 반도체(DS부문) 관련 투자 비용이 14조9000억 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디스플레이도 8000억 원 가량을 투입했다. 삼성전자의 2023년 연간 시설투자 비용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인 53조1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DS부문이 48조4000억 원, 디스플레이가 2조4000억 원을 각각 차지했다.
반도체의 경우, 메모리 영역에서 중장기 수요 대응을 위한 클린룸을 확보하기 위해 경기도 평택에 투자가 집중됐고, 기술 리더십 강화를 위한 R&D 투자와 함께 HBM·DDR5 등 첨단공정 생산 능력 확보를 위한 투자가 지속됐다. 파운드리는 극자외선(EUV)을 활용한 5나노 이하 첨단공정을 위한 설비 확충과 미국 테일러 공장 인프라 투자로 전년 대비 연간 투자 비용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디스플레이 역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플렉시블 제품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가 주를 이뤘다.
munn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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