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급락 사유 없다고 밝힌 지 일주일만에… 엔케이맥스, 창업자 지분 전량 반대매매
박상우 대표 “전략적·재무적 투자자 유치할 것”
바이오기업 엔케이맥스의 창업자이자 최대 주주인 박상우 대표가 반대매매로 회사 지분을 거의 잃었다. 경영권 공백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엔케이맥스 주주들은 회사가 “내부적 주가 급락 사유가 없다”고 밝히고 일주일도 되지 않아, 최대 주주의 반대매매 공시가 이뤄진 것을 두고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엔케이맥스 주식은 31일 오전 9시 45분 기준 코스닥시장에서 2250원에 거래됐다. 전날보다 795원(26.11%) 떨어졌다. 최대 주주가 하루아침에 사라지면서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영향이다.
엔케이맥스는 박 대표와 특수 관계인 지분이 15.06%(1248만2184주)에서 0.76%(62만8902주)로 줄었다고 전날 공시했다. 박 대표의 지분만 놓고 보면 12.94%(1072만6418주)에서 0.01%(5418주)로 감소했다. 주식담보대출 계약 관련 반대매매가 이유였다. 박 대표는 보유한 엔케이맥스 주식을 담보로 증권사 등으로부터 돈을 빌렸었다. 최소 담보유지비율을 유지하지 못하면 증권사는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반대매매에 나선다.
반대매매가 이뤄진 것은 지난 24일이다. 대규모 매도 물량이 나오면서 엔케이맥스 주가가 장 중 하한가(가격제한폭 최하단)를 찍은 날이다. 당시에도 대주주 지분이 나온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다. 다만 엔케이맥스는 같은 날 박 대표 명의로 주주들에게 “최근 주식시장 대내외 변동성으로 인해 주가가 급락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회사 내부적인 경영 활동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재무 건전성과 경영 안정성 또한 그 어떤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했다.
엔케이맥스 주주들은 회사가 속였다고 반발하고 있다. 네이버 엔케이맥스 종목토론방에 “주가 급락 사유 없다더니 이거 사기 아닌가?” “반대매매를 모를 리 없을 텐데 (주가) 급락을 변동성 탓으로 돌렸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엔케이맥스가 지난달 보통주 1주당 신주 1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진행한 것도 반대매매를 막기 위한 주가 부양 수단이 아니었느냐는 추측까지 나오고 있다.
박 대표는 삼성증권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2002년 에이티젠을 설립했다. 2015년 에이티젠을 기술특례상장으로 코스닥시장에 상장했고, 2019년 코넥스에 상장한 관계사 엔케이맥스를 흡수합병하면서 사명도 엔케이맥스로 정했다. 엔케이맥스는 면역세포치료제와 면역진단키트, 건강기능식품 등의 사업을 벌여왔다.
다만 상장 이래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연결기준 누적 매출이 75억원이었는데, 같은 기간 순손실 규모가 741억원이었다. 엔케이맥스가 상장 때 제시한 목표인 2016년 흑자 전환 이후 2018년 매출 530억원, 순이익 165억원을 달성과 거리가 멀다. 경영 실적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으면서 2021년 1조원을 웃돌았던 엔케이맥스의 시가총액도 현재 1800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엔케이맥스는 지배구조가 안정화되기 전까지 주주들의 불안이 이어질 전망이다. 최대 주주가 반대매매로 지분을 잃은 뒤 주가 하락과 경영권 분쟁 끝에 주식 거래가 정지된 사례가 적지 않아서다.
엔케이맥스는 이날 홈페이지에 박 대표 명의로 ‘최대 주주 지분 반대매매로 인한 지배구조 변경 관련 입장문’을 올렸다. 그는 “최대 주주 지분의 반대매매로 인해 주가가 크게 하락하고, 최대 주주가 부재한 상황이 됐다”며 “회사를 믿고 투자한 주주분들께 큰 혼란과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했다.
박 대표는 이어 “최대한 조속히 지배구조를 안정시킬 방법을 찾겠다”며 “회사의 기술력과 잠재력을 믿고 투자할 수 있는 전략적, 재무적 투자자를 유치하고 최대 주주로서 책임경영에 나설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현재 박 대표를 비롯해 새로운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엔케이맥스가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진행, 경영권을 확보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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