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운 입고 누워있던 하마스 쐈다… 이스라엘군 ‘위장암살’ 작전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병원에 의료진으로 위장한 채 침입해 무장단체 하마스 대원들을 사살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병원을 피난처로 삼아 숨어있다고 주장했지만,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이 의료시설에서 학살을 저질렀다며 비판하고 있다.
30일(현지시각)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의 예닌 이븐시나 병원에서 하마스 대원 무함마드 왈리드 잘람나와 바실 알가자위·무함마드 알가자위 형제 등 3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스라엘 특공대, 정보기관 신베트, 경찰이 계획한 합동 작전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군은 “잘람나가 무장 상태였다”며 권총 1정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또 하마스 대원들을 사살하기까지 1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고 했지만 더 자세한 작전 내용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당시 상황이 담긴 병원 내 CCTV 영상에는 10여 명의 이스라엘 요원이 위장한 모습으로 병원에 들이닥치는 장면이 담겼다. 무슬림 여성처럼 보이기 위해 히잡을 쓰거나 의사 가운과 수술복 등 의료진 차림을 했다. 접이식 휠체어나 베이비 시트를 손에 든 요원도 있었다.
이들은 오전 5시30분쯤 병원에 들어온 뒤 하마스 대원들 병실이 있는 3층까지 몰래 잠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븐시나 병원장인 나지 나잘 박사는 “치료가 진행 중이던 방에서 자고 있던 세 사람의 머리에 이스라엘군이 총알을 쏴 냉혹하게 처형했다”며 “침대와 베개에는 피가 묻어 있었다”고 했다.
한편 이스라엘군은 사살한 하마스 대원들이 병원에 숨어 있었다며 “테러 조직이 자신들의 이익만 생각하고 병원을 피난처와 인간 방패로 이용하는 또 다른 사례”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하마스는 이 같은 주장을 강하게 부인했고,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군이 병원 안에서 새로운 학살을 저지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사망자 중 한 명인 바실의 경우 지난해 10월 25일부터 척추 부상에 따른 신체 마비 증세로 입원한 상태였다고 한다. 또 이븐시나 병원 측은 총격전은 없었지만 일부 이스라엘 요원이 의료진과 병원 보안 직원들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는데, CCTV에 한 요원이 병원 관계자로 보이는 남성을 수색하는 모습이 찍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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