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투자사 경남 양산 몰려간 이유…"지역 '숨은 보석'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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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윈위즈가 직접 들어갈 수 있는 시장은 무엇인가."
김창수 트윈위즈 대표는 30일 경남 양산 물금신도시 미래디자인융합센터 내 G-스페이스 동부에서 열린 '디노랩 경남 1기 프라이빗 IR(기업공개)' 현장에서 투자자로부터 이런 질문을 받았다.
이 회사는 액상형 항균·항바이러스 첨가제를 개발한 한국재료연구원의 1호 연구소기업이다. 코로나19(COVID-19)를 계기로 향균 제품 등 개인 방역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업계 큰 주목을 이끌었다. 향균 제품이라고 하면 엘리베이터 버튼에 부착해 전염병 전파를 막는 향균 필름과 같은 것을 떠올리면 된다.
트윈위즈의 액상 첨가제는 기존 고체형 항균·항바이러스 소재들이 가진 △외관·색상 변형 및 물성 저하 △특정 용매·수지에만 선택적으로 분산 △추가 공정·설비 필요 등의 단점을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이 덕에 가구용 데코 필름, 키오스크, 도어락, 스마트폰, 전기차 디스플레이 패널 등을 제작할 때 소량을 넣기만 하면 향균코팅 필름이나 스프레이 등을 추가로 구매해 쓸 필요없이 자체 향균 기능을 갖추게 된다. 회사 측은 "트윈위즈 첨가제 1wt%를 원재료에 투입하면 향균·향바이러스 능력이 99.99% 생긴다"며 "기존 생산 공정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간 글로벌 소재기업인 도레이첨단소재로부터 물성 테스트를 통과해 해당 첨가제를 공급하는 초도물량 계약을 성사시키고, 여러 중소·중견기업들과 200차례 PoC(기술검증)을 진행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지만 시장에선 아직 이 제품이 생소해서 선뜻 구매에 나서는 기업들이 없다는 문제점이 남았다.
김 대표는 "액상형 항균·항바이러스 첨가제 시장에 대한 수치화된 시장조사자료가 아예 없을 정도로 완전 신제품"이라며 "우리나라 도료 시장에 조금만 팔려도 굉장히 큰 캐파(생산능력)를 갖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올해 우리금융이 스타트업 생태계와 접점을 수도권 밖으로 본격 확장하면서 '디노랩 경남센터'는 창원, 김해, 밀양, 양산 등 경남 동부 지역에서 활동 중인 딥테크(첨단기술) 스타트업들을 육성하는 전초기지 역할을 맡았다.
지난해 12월 18일 개소 후 50여일 간의 짧은 모집기간에도 트윈위즈를 비롯해 △코넥시오에이치(AI 데이터 기반 온라인사업자 데이터 수집·분석 서비스) △스템덴(구강조직 재생을 위한 치아 의료신약) △하이셀텍(전이성 재발암을 치료하는 항암 신약) △코드오브네이처(이끼 포자 인공 배양을 활용한 황폐화 토양 복원) △플렉시블(미술작품 작가와 구매자를 연결하는 앱) △프로소프트(AI 스마트물류 솔루션) 등 유망 새싹기업 7곳이 문을 두드렸다. 이중 플렉시블, 프로소프트를 제외한 5곳은 '디노랩 경남 1기 프라이빗 IR' 행사에 참여했다.
특히 핀테크(금융기술) 스타트업 코넥시오에이치 이경호 대표는 최근 열린 세계 최대 IT(정보기술)·가전 전시회 'CES 2024'에서 구글측 엔지니어가 찾아와 아마존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면 연락달라고 얘기한 일화를 털어놔 관심을 이끌었다. 이 회사는 인터넷에 공개된 데이터를 활용해 전자상거래 사업자의 판매 현황을 보여주는 B2C(기업과 소비자) 마케팅 분석 툴 '매모판'을 운영하고 있다.
투자자들 눈에 어지간한 서비스는 묻히기 십상이나 스템덴은 주어진 1시간 동안 치열하게 질의응답이 오갈 정도로 열띤 반응을 이끌었다. 이 회사는 손상된 치아 내 세포 조직을 줄기세포로 다시 자라게 해 신경치료를 할 필요가 없는 '구강조직 재생 혁신신약'을 개발했다.
장일호 스템덴 대표는 "지금까지 치과에서 충치, 치주질환을 치료하는 방법은 치아 내 신경세포를 긁어내고 보철물을 씌우거나 심하면 치아를 뽑고 임플란트를 하는 것이었다"면서 "이 과정이 고통스럽고 비용도 많이 들며 시간도 오래 걸리지만, 의사들에겐 마땅한 대안이 없어 그렇게 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치아 줄기세포를 성장시켜 치아 속 상아질이 저절로 자라게 만드는 물질(컴파운드P)로 충치로 손상된 치아를 아프지 않게 효율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IR엔 우리금융그룹 투자부문이 총출동해 첫 입주사들과 상견례하는 자리를 가졌다. 우리캐피탈 신기술금융부 이경민 팀장, 우리은행 투자금융2부 채희범 차장, 우리벤처파트너스 최형석 팀장, 우리은행 양산금융센터 박은숙 센터장이 참석했다. 우리금융그룹 외에 한국성장금융 이명근 팀장, 센트럴투자파트너스 황희상 이사, 패스파인더에이치 박진호 이사 등 외부 투자심사역들도 참석해 지역 스타트업 발굴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 중이며, 디노랩 경남센터 운영사인 시리즈벤처스 박준상 대표는 "양산에서 열리는 IR 대회에 이번처럼 수도권 투자사까지 대규모로 참여한 것은 보기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른바 '지역 디스카운트'로 투자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경남 동부 지역 스타트업이 디노랩 경남센터 덕분에 올해 성장궤도에 오를 마중물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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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경남)=류준영 기자 joon@mt.co.kr 양산(경남)=최태범 기자 bum_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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