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이는 거부권 피로도…총선 앞 ‘尹 지지율’ 하락 우려[數싸움]

2024. 1. 31.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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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0·29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 및 피해자 권리보장을 위한 특별법안(이태원특별법)에 대한 재의요구안을 재가하면서 횟수로는 5번째, 법안에 대해선 9번째 거부권을 행사했다.

때문에 이번 이태원 특별법에 대한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역시, 향후 지지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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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30%대 붕괴 가능성도”
거부권 행사 초반엔 소폭 상승세
‘쌍특검법’ 거부 이후 피로도 절정
‘한동훈 효과’ 與는 타격없이 횡보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0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새해맞이, 나라와 민족을 위한 불교 대축전’에서 신년 발원지를 연등에 단 뒤 미소짓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0·29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 및 피해자 권리보장을 위한 특별법안(이태원특별법)에 대한 재의요구안을 재가하면서 횟수로는 5번째, 법안에 대해선 9번째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에 전문가들 사이에선 그간 쌓여온 유권자들의 ‘거부권 피로도’로 인해 “30%대 초반에 갇혀 있던 지지율이 더 내려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31일 한국갤럽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1월 4주 차 직무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31%로 집계됐다. 부정 평가는 직전 조사 대비 5%포인트(P) 오른 63%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지난 23~25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P)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갤럽 기준 지난 11월 4주 차 조사 이래 2개월째 30%대 초반에 머물러 있다. 특히, ‘쌍특검법’으로 불리는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특검법’과 ‘대장동 50억 클럽 특별검사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한 직후인 1월 2주 차 조사(33%) 이후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2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때문에 이번 이태원 특별법에 대한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역시, 향후 지지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거부권에 대한 유권자들의 피로감이 축적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며 “30%대 지지율이 붕괴할 가능성도 없지 않아 있다”고 말했다.

거부권에 대한 유권자들의 ‘피로도’는 실제 여론조사를 통해서도 짐작이 가능하다. 윤 대통령이 ‘양곡관리법’과 ‘간호법’ 등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던 지난해 4~5월의 경우, 거부권 행사 직후 실시된 여론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1~2%P가량 소폭 상승했다. 여소야대 국면 속 야당의 법안 강행 처리에 대해 정면 돌파에 나선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당시 윤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 이유로는 ‘공정·정의·원칙’ 등이 거론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노란봉투법’과 ‘방송 3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 직후 조사에선 다른 양상이 포착됐다. 2023년 12월 1주 차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1%P 하락한 32%로 나타났고, 부정 평가 이유에는 ‘소통 미흡(7%)’, ‘독단적·일방적(4%)’ 등이 꼽혔다.

이러한 유권자들의 ‘거부권 피로도’는 쌍특검법 거부권 행사 직후 절정에 다다른 모양새다. 지난 1월 2주 차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도는 직전 조사 대비 2%P 오르긴 했지만, 부정 평가 이유 2위로는 ‘거부권 행사(10%)’가 크게 부상했다. 부정 평가 이유로서의 ‘거부권 행사’는 이번 조사에서도 4%를 차지했다.

반면, 국민의힘 정당 지지도는 윤 대통령의 지지율과 상관없이 횡보하며 ‘디커플링’ 현상을 보인다. 윤 대통령과 여당을 구분해서 보는 이러한 현상은 ‘한동훈 비대위’ 출범 이후 계속되고 있다. 국민의힘 지지도는 비대위 출범 이후 실시된 조사인 1월 2주 차 조사에서 36%로 집계된 이래 2주 연속 수평선을 그리고 있다.

엄 소장은 “거부권 행사에 대한 책임을 여당과 한동훈 위원장에게 물을 것 같지는 않다”며 “이제 차별화가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고, ‘한동훈 효과’를 통한 거부권 행사 상쇄로 정체 국면이 당분간 지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권의 무게 중심이 윤 대통령에서 한동훈 비대위원장 쪽으로 조금씩 이동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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