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기업이 사람 목숨 결정하는 미래가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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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 정부는 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 75세가 넘는 노인을 대상으로 죽음을 적극 지원하는 '플랜75'를 시행한다.
영화 '플랜75'(2월 7일 개봉)는 국가가 국민에게 죽음을 권하는 섬뜩한 미래 사회를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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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 정부는 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 75세가 넘는 노인을 대상으로 죽음을 적극 지원하는 ‘플랜75’를 시행한다. 영화 ‘플랜75’(2월 7일 개봉)는 국가가 국민에게 죽음을 권하는 섬뜩한 미래 사회를 그린다. 고령화가 심화하고, 세대 갈등이 극심해지는 한국 역시 남 일 같지 않다. 국가가 주도하는 ‘현대판 고려장’이 머지않아 현실이 될 수도 있다는 서늘한 예감이 마음을 짓누른다.
하야카와 치에(사진) 감독이 이 영화를 만든 것도 “약자인 고령자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사회가 가고 있다는 위기의식을 느꼈”기 때문이다. 개봉을 앞두고 내한한 하야카와 감독은 30일 인터뷰에서 “사람의 생사를 국가나 기업이 결정하는 미래가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기준을 75세로 설정한 이유는.
“20년 전부터 일본 정부는 75세 이상을 ‘후기 고령자’라고 규정하고 있다. 국가가 75세 이상 국민에게 ‘당신의 인생은 여기서 끝입니다’라고 선을 긋는 것처럼 느껴졌다.”
―영화의 인물들을 놀라울 정도로 제도 순응적으로 그린 이유가 뭔가.
“일본은 예로부터 국가나 사회를 위해 목숨을 희생하는 게 아름다운 일이라고 생각하는 풍조가 있다. 그리고 일본 사회 전체적으로 패배주의가 형성돼 있다. 정부가 후기 고령자 기준을 75세로 설정했을 당시엔 반발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아무도 이상하다고 문제시하지 않는다. 감각이 마비된 것처럼 느껴진다. 이 자체에 공포심을 느낀다.”
―존엄사나 안락사가 비판적으로 그려진다.
“안락사 문제는 나이 먹는 공포를 제거하기 위한 소극적 논의처럼 느껴진다. 모두가 잘살기 위한 방향이 아니라 힘든 사람은 죽어야지라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지는 건 본말이 전도됐다.”
영화는 일본의 10년 후를 그려보자는 구상으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총괄 제작을 맡은 옴니버스영화 ‘10년’에 참여한 단편을 장편화한 것이다. 단편이 만들어진 게 2017년이니 영화의 예측은 3년밖에 남지 않은 셈. 하야카와 감독은 “2030년 이후엔 ‘플랜75’ 같은 제도가 실제로 만들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줄거리만 듣고 의외로 많은 분이 ‘플랜75’가 실제로 있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그런데 영화를 보고나면 마음이 변했다고들 하죠. 사람들이 감수성을 되찾는 데 영화가 역할을 했으면 합니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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