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4분기 영업익 2.8조원....반도체 적자 2조원대로 축소(상보)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삼성전자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5년 만에 영업이익 10조원을 하회하는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다만, 주력인 반도체(DS) 부문은 분기 적자 규모를 2조원대까지 축소했다. D램 사업은 1년여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2023년 연간으로는 매출 258조9355억원, 영업이익 6조5670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4.33%, 84.86%씩 줄었다.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10조원을 하회한 건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6조319억원) 이후 15년 만이다.
주력인 DS 부문의 4·4분기 매출과 영업손실은 각각 21조6900억원, 2조1800억원을 기록했다. 주력인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반등하며 분기 적자 규모를 2조원대까지 축소했다. 앞서 DS부문은 지난해 1·4분기 4조5800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이후 2·4분기 4조3600억원, 3·4분기 3조7500억원의 적자를 봤다.
메모리는 고객사 재고가 정상화되는 가운데 PC 및 모바일 제품의 메모리 탑재량이 증가하고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버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반적인 수요 회복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하는 기조 아래 △고대역폭메모리(HBM)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저전력더블데이터레이트5X(LPDDR5X) △유니버셜 플래시 스토리지 4.0(UFS4.0) 등 첨단공정 제품 판매를 대폭 확대했다.
그 결과 시장을 상회하는 비트 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를 기록했다. D램은 재고 수준이 큰 폭으로 개선돼 4·4분기 D램 흑자 전환을 달성했다. 삼성전자의 D램 사업은 지난해 1·4분기 적자를 기록한 이래 4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인 시스템LSI사업부는 스마트폰 재고 조정이 마무리되면서 부품 구매 수요가 증가하고 '엑시노스 2400'이 주요 고객사 플래그십 모델에 적용되면서 전 분기 대비 매출과 손익이 모두 개선됐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사업부는 고객사 재고 조정과 글로벌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시장 수요가 감소해 실적 부진이 지속됐으나, 2023년 연간 최대 수주 실적을 달성했다. 3나노미터(1nm=10억분의1m) 및 2나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을 지속 개발하고 첨단 공정 기반 사업을 확장해 고성능컴퓨팅(HPC) 중심으로 판매 비중 및 신규 수주가 증가했다.
모바일경험(MX)사업부의 경우 4·4분기 신모델 출시 효과가 둔화되면서 스마트폰 판매가 감소해 전분기 대비 매출 및 이익이 감소했다. MX·네트워크사업부의 지난해 4·4분기 영업이익은 2조7300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태블릿 제품은 프리미엄 신제품을 중심으로 출하량이 증가했다. 웨어러블 제품도 연말 성수기를 활용해 견조한 판매를 유지했다. 삼성전자는 설계 최적화 및 지속적인 리소스 효율화롤 통해 견조한 두 자릿수 수익성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네트워크는 국내 및 북미, 일본 등 해외시장 매출이 증가했다.
생활가전·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는 지난해 4·4분기 5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VD의 경우 전반적인 TV 시장 수요 정체와 경쟁 심화에 따른 제반 비용 증가로 전년 및 전분기 대비 수익성은 소폭 감소했다.
생활가전은 시스템에어컨 중심으로 기업간거래(B2B) 사업이 성장하고 비스포크 등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판매 비중이 개선됐으나 수요 역성장 속에 경쟁이 심화되면서 실적은 둔화됐다.
전장 자회사인 하만의 지난해 4·4분기 영업이익은 3400억원으로 집계됐다.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4분기 2조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중소형 패널의 경우 주요 고객사 신제품에 적기 대응하고 하이엔드 제품 비중을 확대해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 대형의 경우 경기부진으로 수요 약세가 지속됐으나 연말 성수기 TV 판매 증가로 매출이 증가하고 적자폭이 완화됐다.
삼성전자의 4·4분기 연구개발(R&D)비는 7조5500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R&D 투자액도 28조3400억원으로, 2022년(24조9200억원)을 넘어 역대 최대치를 나타냈다. 이는 4·4분기 영업이익의 4배가 넘는 규모다.
삼성전자의 4·4분기 시설투자는 16조4000억원을 보였다. 역대 분기 최대였던 2022년 4·4분기(20조200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연간으로도 53조1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였던 2022년과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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