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덤 따라 매출 뛰는 ‘크리에이터 e커머스’… 유통업계 신흥 강자로

김호준 기자 2024. 1. 31.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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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콘텐츠 제작자가 온라인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크리에이터 e커머스'가 유통업계 새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투자 경색 등으로 유통업계 전반이 어려움을 겪지만, 크리에이터의 부가가치 창출은 지속 상승하는 추세다.

유통업계에서는 크리에이터 e커머스가 국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의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해외 플랫폼에 맞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대안으로도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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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 구독자들 ‘팬심’ 기반으로
쇼핑브랜드 구축해 소비층 확보
먹방 유튜버 홍사운드 ‘집가락’
판매영상 통해 매출 2억원 달성
구글, e커머스플랫폼 260억 투자
유튜브 쇼핑 파트너십 확장 나서
‘먹방’ 콘텐츠를 선보이는 유튜버 ‘홍사운드’가 직접 개발한 ‘집가락’(집게+젓가락)으로 음식을 먹고 있다. 그가 집가락으로 음식을 먹는 영상들은 매번 수백만 이상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카페24 제공

‘먹방’ 영상 콘텐츠 제작자 홍사운드(본명 김홍경)는 지난해 자신이 직접 개발한 신개념 식기 ‘집가락’(집게+젓가락)’ 판매로 약 2억 원의 매출을 거뒀다. 유튜브 채널과 같은 이름의 브랜드로 사업을 추진했고, 신제품 추가 출시도 예고한 상태다. 그가 집가락으로 라면을 먹는 영상은 조회 수 500만 회를 기록, 제품 매출 성장에 큰 역할을 했다. 김 씨는 “집가락 1만7000여 개를 판매하는 동안 환불 요청은 10건도 안 될 정도로 소비자 만족도가 높았다”며 “크리에이터는 상품에 진정성을 담고, 팬은 공감하는 비즈니스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튜브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콘텐츠 제작자가 온라인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크리에이터 e커머스’가 유통업계 새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열혈 구독자들의 ‘팬심’을 기반으로 브랜드를 구축해 가격 경쟁이 치열한 유통시장 구도에서도 벗어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투자 경색 등으로 유통업계 전반이 어려움을 겪지만, 크리에이터의 부가가치 창출은 지속 상승하는 추세다. 유통업계에서는 크리에이터 e커머스가 국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의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해외 플랫폼에 맞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대안으로도 보고 있다.

3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은 지난달 유튜브 쇼핑 파트너십 확장을 위해 260억 원을 카페24에 투자했다. 카페24는 누구나 자사 쇼핑몰을 만들어 유튜브 쇼핑과 연동하도록 지원하는 업체다. 카페24는 투자금을 발판으로 크리에이터와 중소기업이 유튜브를 발판 삼아 새로운 소비층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방침이다.

과거 크리에이터들의 수익 창출은 ‘브랜드 딜’, 즉 콘텐츠 내용에서 특정 브랜드를 광고해주는 사업 비중이 높았다. 골드만삭스도 크리에이터 수익 중 70% 비중이 브랜드 딜에서 나온다고 지적했다. 크리에이터의 수익 창출 방법으로 알려진 트래픽 기반의 광고수익 분배는 비중이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유튜브를 비롯한 콘텐츠 플랫폼들이 ‘유료’ 광고거부 옵션을 잇달아 선보이는 가운데 이른바 ‘조회수 수익’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 광고를 삽입하기 어려운 ‘숏폼’ 영상이 유행하고 있는 점도 한계점으로 지적됐다.

하지만 크리에이터가 자체 쇼핑몰을 개설하고 상품을 판매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콘텐츠로 인해 팬이 늘어날수록 브랜드의 제품 판매량도 함께 뛰어오르기 때문이다.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는 크리에이터의 브랜드 쇼핑몰을 ‘공홈(공식홈페이지)’이라 지칭하면서 응원 차원에서 상품을 구매한다.

일례로 국제마술대회 우승자로 유명한 유튜버 니키(본명 양희준)는 지난해 온라인 비즈니스 전반에서 매출 12억 원을 거뒀다. 마술 도구를 판매하는 본인 브랜드 ‘니키아티브’가 매출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니키의 팬들은 니키의 마술을 따라 해보기 위해 니키아티브의 마술 도구를 구매하기도 했다.

지난해 미국 금융사 골드만삭스 조사에 따르면 e커머스를 포함한 크리에이터 경제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올해 2500억 달러(약 334조 원)에서 오는 2027년에는 4800억 달러(약 643조 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김호준 기자 kazzy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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