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의원 공약 완료율 겨우 절반…"유권자 중심 총선돼야"

이연우 기자 2024. 1. 31.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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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공약이행도 및 의정활동 평가 결과 공개
경기지역 공약완료율 51.96%…일부 공약은 폐기

‘안산~목감~KTX광명역 버스노선 부활’, ‘남양주 금곡역 환승 역세권 개발 추진’ 등 경기지역 특화 공약이 폐기됐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는 지역구 국회의원 251명(지난달 말 기준, 253명 중 공석 2명 제외)을 대상으로 약 2개월간 ‘공약이행도 및 의정활동’ 평가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31일 발표했다.

이번 평가는 지역구 국회의원의 선거공약 이행과 의정활동을 평가함과 동시에 22대 국회의원선거를 유권자 중심, 입법·정책 중심의 매니페스토 정책선거로 치러내기 위한 방향을 진단하고자 진행됐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제공

■ ‘공약 완료’ 광주>인천>충남 높아…강원은 최하위

먼저 매니페스토본부는 지난달 12일부터 31일까지의 선거공약이행을 위한 입법현황과 재정확보 내역 및 의정활동을 묻는 ‘공약이행 및 의정활동 관련 질의서’를 공문을 통해 각 국회의원실에 전달했다. 이를 바탕으로 1차, 2차 평가를 실시했다.

공약이행 분석 결과, 공약완료율은 절반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공약 중 ‘완료’된 건 4천925개(51.83%)였고, 나머지는 ▲추진 중 4천2개(42.12%) ▲보류 288개(3.03%) ▲폐기 76개(0.80%) ▲기타 211개(2.22%) 등으로 나타났다.

이때 ‘추진 중’인 공약의 경우, 현재 국회일정을 볼 때 임기까지 입법 및 재정확보 등의 절차가 마무리되기 어려워 보인 내용들이다.

이와 같은 결과는 20대 국회(46.80%)보다 5.03%포인트(p), 19대 국회(51.24%)보다 0.59%p 높은 수치였다.

지역별로 공약완료율 결과를 살펴보면, 광주지역의 공약완료율이 66.86%로 가장 높았고 인천지역 공약완료율이 63.43%, 충남지역 공약완료율이 58.33%로 후순을 차지했다.

반면 강원지역(44.74%), 부산지역(45.20%), 세종·제주지역(45.61%) 등은 하위 1~3위였다.

또한 '재정공약'을 별도로 살폈을 때 완료율은 전국 50.54%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재정이 필요한 공약 중 28.30%는 재정 내역이 전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입법공약' 완료율은 48.87%였지만, 이 중 발의조차 되지 않은 공약은 20.77%에 달했다.

국회 본회의장 전경. 경기일보DB

■ 경기지역 공약완료율 51.96%…9명은 ‘정보 미공개’

경기지역에 한정하면, 공약완료율은 51.96%로 상위 9위이자 하위 8위의 성적표를 보였다.

‘보류’된 공약은 3.14%, ‘폐기’된 공약은 1%, ‘기타’ 공약은 2.14%였다.

이 안에서 ‘안산~목감~KTX광명역 버스노선 부활’, ‘남양주 금곡역 환승 역세권 개발 추진’, ‘의정부 학군 조정’, ‘안양1번가 사후면세점 설립’ 등 공약이 폐기됐고, ‘안양 인덕원~동탄선 영통입구 사거리역 추진’, ‘성남시 원격의료 변종바이러스 진료센터 설치’ 등 공약은 보류됐다.

김진표 국회의장(무소속·수원무), 안철수 의원(국민의힘·성남 분당갑), 오영환 의원(더불어민주당 ·의정부갑), 한준호 의원(민주당·고양을), 홍정민 의원(민주당·고양병), 이용우 의원(민주당·고양정), 이소영 의원(민주당·의왕과천), 문정복 의원(민주당·시흥갑), 김학용 의원(국힘·안성) 등 경기권을 지역구로 둔 9명의 의원들은 공약 관련 정보를 밝히지 않았다.

공약 정보를 미공개한 국회의원 전체 26명 중 34.6% 비중이다.

인천지역 공약완료율은 63.43%로, 상위 4위의 성적이지만 '보류'된 공약은 1.35%, '폐기'된 공약은 0.90%, '기타' 공약은 1.13%였다.

인천에서 공약 정보를 공개하지 않은 의원은 윤관석(인천 남동구을), 김교흥(인천 서구갑) 의원이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제공

■ 입법보다 지역개발 위주…“유권자 중심 총선 돼야”

국회의원의 공약 내용이 문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국회의원들의 입법공약은 전체 공약(9천502개) 대비 14.94%(1천420개)에 불과했고, 지역개발 위주의 지역공약이 78.40%(7천450개)였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매스페스토본부는 "선거과정과 의정활동에서 입법관련 활동보다는 지역개발 이슈에만 큰 관심을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약이행의 가장 큰 문제는 관리체계 부실이었다. 공약실천계획 수립과 이행 관리, 평가 등의 체계적인 관리 스스템이 전혀 구축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총선에서 공천권을 행사하는 소속 정당 차원의 공약관리 시스템은 전무했다. 의원실도 수시로 바뀌는 정책보좌관 한 사람에만 공약관리를 위임하고 있어 공약이행을 위한 체계성이 부족했다.

극단적 대결정치도 공약이행에 도움되지 않았다는 평이다.

아울러 이번 결과, 공약이행도를 높이고 의정활동을 내실화하기 위해서는 공직선거법 66조 개정을 통해 입법 계획과 소요예산을 기재한 의정활동계획서 제도화의 필요성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공항, 철도,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SOC)사업 등 거액의 재정이 필요한 공약에는 추계를 의무화하여 공약의 완성도를 높이자는 것이다.

매니페스토본부 관계자는 “선거 공약은 대의민주주의가 실현되는 논거이며, 고용 계약서라 할 수 있다”며 “이번 평가 결과와 문제점 분석해 22대 총선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다가오는 총선을 정치권이 주도하는 선거가 아니라 유권자가 제시하는 일정표에 따라 전개되는 선거를 위한 활동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연우 기자 27yw@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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