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생산 0.7%↑·소비 1.4%↓·투자 5.5%↓…소비, 20년 만에 최대폭 감소(종합)
12월 생산 0.3%↑·투자 5.5%↑·소비 0.8%↓
(세종=뉴스1) 손승환 김유승 기자 = 지난해 산업생산이 전년보다 늘었지만, 소비와 투자는 감소하면서 어려운 내수 상황을 반영했다. 특히 소비는 2003년 이후 20년 만에 가장 많이 감소했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2023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전(全)산업 생산지수(농림어업 제외)는 전년 대비 0.7% 증가한 반면 소비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는 1.4%, 투자는 5.5% 각각 감소했다.
지난 12월만 놓고 보면 생산과 투자는 전월보다 0.3%, 5.5% 각각 늘었으나, 소매판매는 0.8% 감소했다.
◇제조업 생산 25년 만에 최대 감소…소비도 20년 만에 가장 크게 줄어
2023년 전산업 생산지수는 110.9(2020년=100)로 전년 대비 0.7% 증가했다.
광공업 생산은 부진했으나 서비스업 생산이 전년보다 늘면서다.
지난해 광공업 생산은 자동차, 의약품 등에서 늘었지만 전자부품, 반도체 등에서 줄어 3.8% 감소했다. 1998년(-6.4%) 이후 최대 감소다.
특히 제조업 생산도 전년 대비 3.9% 감소하면서 마찬가지로 1998년(-6.5%) 이후 25년 만에 가장 크게 줄었다.
반면 서비스업 생산은 도소매 등에서 생산이 줄었으나, 금융·보험, 운수·창고 등에서 생산이 늘어 2.9% 증가했다.
소비동향을 나타내는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년 대비 1.4% 감소했다. 2년 연속 감소이자, 지난 2003년 전년 대비 3.2% 줄어든 이래 20년 만에 최대 폭 감소다.
승용차 등 내구재(0.2%)에서 판매가 늘었지만,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1.8%)와 의복 등 준내구재(-2.6%)에서 판매가 줄어든 영향이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금리나 환율 영향을 받아 지난해와 재작년 소비가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다만 소비패턴 자체가 재화에서 서비스로 많이 넘어갔는데 소매판매액지수가 서비스 부분을 포괄하지 못하는 한계는 있다"고 설명했다.
설비투자는 전년보다 5.5% 감소해 2019년(-5.6%) 이후 4년 만에 최대 감소 폭을 나타냈다.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7.2%) 및 자동차 등 운송장비(-0.4%)에서 투자가 모두 줄어든 영향이다.
국내기계수주는 전년 대비 3.2% 감소한 반면, 건설기성(불변은) 건축(9.8%), 토목(1.3%)에서 공사 실적이 모두 늘어 7.7% 증가했다.
건설수주(경상)는 철도·궤도 등 토목(20.0%)에서 증가했지만, 주택 등 건축(-30.6%)에서 줄어 전년 대비 19.1% 감소했다.
◇지난해 12월 생산 0.3%, 설비투자 5.5% 증가, 소비는 0.8% ↓
지난해 12월 전산업생산은 서비스업(0.3%)과 광공업(0.6%)에서 생산이 늘어 전월 대비 0.3% 증가했다.
광공업은 반도체(8.5%), 자동차(4.7%) 등에서, 서비스업은 금융·보험(4.9%), 운수·창고(2.5%) 등의 생산이 늘어난 여파다.
연말로 갈수록 반도체가 회복하면서 제조업 재고는 전월 대비 4.4% 감소했다. 지난해 6월(-6.1%) 이후 6개월 만에 재고가 가장 크게 줄어든 셈이다.
소매판매는 음식료품, 통신기기·컴퓨터 등에서 판매가 줄어 전월 대비 0.8% 감소했다.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0.7%), 통신기기·컴퓨터 등 내구재(-1.2%), 오락·취미·경기용품 등 준내구재(-0.3%)에서 판매가 모두 줄어 전체 감소로 이어졌다.
공 심의관은 "(12월 생산은) 금융보험업의 경우 신용카드사, 할부금융리스업 등에서 영업수익이 늘었고, 시중은행과 보험업의 운영 수익도 증가했다"며 "소비 부문은 11월 코리아세일페스타 등 많은 세일에 따른 기저효과로 감소했다"고 말했다.
12월 설비투자는 기계류 투자(8.9%)가 늘어 전월 대비 5.5% 증가했고, 건설기성은 건축(-5.6%) 공사 실적이 줄어 전월 대비 2.7% 감소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2020=100)는 전월 대비 0.3포인트(p) 하락한 98.6이었다. 100보다 작으면 현재 경기 상황이 좋지 않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전월(-0.1p)보다 하락 폭이 확대됐다.
반면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1p 상승해 100.0을 달성했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7개월째 하락,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8개월 연속 제자리를 걷거나 상승하고 있다.
공 심의관은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를 보면 지금 경기가 낮은 수준이지만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를 보면 향후 국면이 좋아질 걸로 기대한다"면서도 "동행지수의 하락 폭이 좀 커지면서 회복 속도는 약간 더뎌진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ss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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