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산’ 또 연상호 감독 손잡은 류경수 “무리에서 떨어진 짐승 표현, 가장 고난도 연기”[SS인터뷰]

[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삼백안 때문에 인상이 편안하지 않다. 어떻게 보면 선한 이미지지만 정색하면 무섭기도 하다. 배우 류경수의 얼굴은 하나로 표현하기 어렵다.
그래서 늘 독특한 역할을 연기했다. JTBC ‘이태원 클라쓰’(2020)에서는 조폭 출신으로 갱생 중인 요리사로 어리숙하면서도 강인한 인상을 줬고, 영화 ‘인질’(2021)에서는 광기에 찌든 인질범이었다. 넷플릭스 ‘지옥’(2021)에서는 새진리회를 맹목적으로 믿는 사제였으며, 넷플릭스 영화 ‘정이’(2023)에선 기억이 고장 난 연구소장이었다.
하나 같이 평범함과 거리가 멀다. 일부 캐릭터는 친구로도 두고 싶지 않은 이미지다. 그런 기분 나쁜 캐릭터를 묘하게 설득하는 배우가 류경수다. 신작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선산’에서는 이제껏 그 어떤 캐릭터보다 기괴한 인물을 맡았다. 사회적으로 고립된 삶을 살아온 김영호다. 사람과 짐승 어느 경계선에 있는 존재다.

류경수는 “영호를 표현하는 처음부터 고민이 많았다. 영호는 나름 살갑게 다가가는데 윤서하(김현주 분)가 보자마자 도망친다. 그렇게 도망을 쳐야 한다면 어떤 모습일까, 연구한 끝에 지금의 결과가 나왔다. 해보기 쉽지 않은 캐릭터였다. 작품 하면서 희열이 컸다”라고 말했다.
류경수를 색이 진한 배우로 확 끌어올려 준 사람은 연상호 감독이다. 연 감독이 연출을 맡은 ‘지옥’의 유지 사제와 ‘정이’의 김상훈 연구소장, 그리고 ‘선산’의 김영호는 배우에게 선물 같은 캐릭터다. 어디서도 쉽게 접할 수 없는 독특한 캐릭터를 류경수에게만 세 번이나 맡겼다.
“연상호 감독님은 영원한 은인이죠. 제가 어떻게 그런 캐릭터를 또 맡아 보나요. 게다가 마음껏 표현할 수 있도록 환경도 만들어주세요. 앞선 작품들도 제 연기 인생에 큰 자양분이 됐어요. 연 감독님을 만난 게 하나의 기점이 됐습니다.”
연상호 감독은 세 번째 류경수와 호흡을 맞춘 이유로 “쉽지 않은 길을 선택하는 배우였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안전한 선택을 하지 않고, 주어진 상황에서 가장 효과적인 표현을 고민하는 배우라는 의미다. 이 말을 들은 류경수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감사한 말씀이네요. 쉽지 않은 길이라니. 몇 번을 더 생각해보려고 하는 건 맞아요. 이 캐릭터는 과연 어떤 삶을 살았을까 생각하죠. 저에게서 출발하면 편한데, 그러지 않고 주변 인물의 리액션을 살펴보고 꼬아보려고도 하고 반대로 생각하기도 하고 그래요.”
류경수는 현장에서 무려 1시간 넘게 분장을 받았다. 너저분한 머리 모양은 물론 입 냄새가 지독할 것만 같은 치아 분장까지 했다. 얼굴만 봐도 거부감이 강한데, 걸음걸이도 이상하다. 너무 과한 설정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서하(김현주 분)가 무서워하면서 도망가잖아요. 만약 평범한 인상이 있으면, 그 설정이 안 맞을 것 같았어요. 멀쩡한 느낌이 없었으면 했어요. 딱 봐도 이 사람한테 ‘말 걸면 안 돼’라는 이미지가 있어야 했죠. 저는 정말 연기가 어려워요. 선배님들은 어떤 태도로 연기할지 정말 궁금해요. 만족도 잘 안 되고요. 그래서 늘 이리저리 고민해요. 영호는 10년이 지나서 해도 계속 어려울 것 같은 인물이에요.”
류경수와 김현주는 ‘지옥’, ‘정이’에 이어 ‘선산’까지 무려 3편의 작품을 연달아 함께 했다. ‘지옥’에서는 대립적인 구도였고, ‘정이’에서는 둘 다 A.I였다. ‘선산’에선 누나와 동생으로 만난다.
“‘지옥’에선 인사만 공손하게 드렸고, ‘정이’ 때 가까워졌어요. ‘선산’에서는 동생으로 만나니까 신기했어요. 계속 만나서 호흡하고 싶은 선배예요. 언젠가 선배와 치정 로맨스를 하고 싶어요. 그땐 조금은 평범한 역할로요.”
류경수처럼 안정적인 필모그래피를 쌓은 배우도 흔치 않다. 독특한 캐릭터의 대표주자로 꼽힌다는 건 배우로서 큰 영광이다. 류경수는 시청자들에게 거짓말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작품에 임한다고 했다.

“저는 제가 재밌어야 출연해요. 다른 건 잘 안 따져요. 이야기가 재밌거나, 캐릭터가 흥미롭거나, 작품이 배경이 색달라야 해요. 물론 제가 재밌다고 생각한 게 재미없을 수도 있어요. 그건 어쩔 수 없어요.”
비교적 무명 시절이 짧았다. 서른이 되기도 전에 굵직한 조연을 따냈고, 30대 초반에 남부럽지 않을 경험이 쌓였다.
“저는 배우 시작할 때 50살이 돼야 잘 될 거다라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스무 살부터 그런 말을 들었어요. 그런 것 치고는 역할을 많이 맡았어요. 복 받았다고 생각하고,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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